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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마법]④"민주주의 가치 훼손 없이 투표율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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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16.04.07 08:53:54

전문가 인터뷰

[이데일리 김영환 고준혁 기자] 선거에서 투표율을 올리려는 시도는 이율배반이다. 선출자가 대표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투표율이 높아야 하지만 투표율을 높이려는 제도나 방안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강제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총선 투표율이 50% 안팎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투표율을 올리는 방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투표율이 낮으면 선출이 되더라도 대표성에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40%의 지지율로 당선이 됐는데 이 때 투표율이 50% 정도였다면 실제로는 유권자 20%의 지지만으로 대표자가 되는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투표 인센티브와 의무투표제다. 투표 인센티브는 투표를 한 유권자에게 일종의 혜택을 주는 것이고 의무투표제는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에게 페널티를 물리는 식이다.

5일 더미래연구소가 내놓은 ‘투표 인센티브제와 의무투표제’ 리포트에 따르면 1995~2014년 사이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등 9개 국가에서 투표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했는데 결과는 상이했다. 불가리아(55.7%)나 일본(58.6%)처럼 투표율이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국가도 있었고 노르웨이(77.4%), 스웨덴(82.0%), 이탈리아(80.5%) 등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국가도 있었다.

의무투표제는 투표 인센티브제보다 강제성이 더 심했다. 같은 연구에 따르면 세계에서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는 국가는 모두 22개국으로 이중 호주(94.8%), 키프로스(91%), 싱가포르(94%), 벨기에(91.1%), 룩셈부르크(92%) 등은 9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제도 모두 투표율을 올리는 효과는 있지만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센티브제는 선거의 순수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성한 권리 행사를 물질적 보상으로 치환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요컨대 표를 돈으로 산다는 것이다. 의무투표제는 시민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국가가 강제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조희정 이화여대 교수는 투표 인센티브제에 대해 “투표를 통해 시혜를 준다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고 했다. 의무투표제에 대해서도 “의무투표제를 도입한 나라의 정치가 발전했느냐고 하면 애매하다.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투표율 제고를 위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전국 단위로 시행된 ‘투표 참여 우대제도’가 시행됐고 곧바로 폐기됐다. 투표율을 올리려는 연구도 부족할 뿐더러 이를 공론화시키려는 움직임도 없는 상태다.

이규의 공론정치연구소 소장은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장소와 방식을 변화시켜 언제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표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국가보안법과 선거운동 공식선거법 등 독소조항을 폐지하고 정치 참여를 막는 법과 제도를 다 빼는 것이 가장 좋다”며 “정치참여 기반을 이렇게 좁혀 놓은 상황에서 그냥 투표만 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가미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민주주의를 잘해서 투표율을 높여야지 정치권이 시민의무라고 해서 투표를 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희정 교수는 “지금 선거법으로는 지자체가 (투표율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선관위가 주도하기 보다는 선관위와 의회,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려는 시도부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자료-더미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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