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검찰이 효성(004800)그룹 탈세 의혹 수사와 관련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미국 변호사)을 최근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지난 주말 조 전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이 조 회장 일가를 소환한 것은 조 전 부사장이 처음이다. 조 전 부사장을 시작으로 조 회장 등 다른 일가에 대한 소환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효성캐피탈이 총수 일가와 특수 관계인에게 거액의 대출을 내준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조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 그룹 계열사들에 1조2000여억원(취급금액기준)의 자금을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조 회장의 세 아들에는 모두 4152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효성은 “대출 현황은 취급액보다는 잔액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출잔액은 10월 현재 77억원이고, 계열사 대출은 정상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명의로 본인도 모르는 50억원대 ‘도명 대출’이 실행됐다고 밝혀 대출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효성그룹의 탈세와 배임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 때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생기자 이후 10여 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해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외법인 명의로 거액을 빌려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대여한 뒤 회수불능 채권으로 처리해 부실을 털어내고 해당 자금은 국내 주식거래에 쓴 의혹도 있다.
조 회장 일가는 1990년대부터 보유주식을 타인 이름으로 관리하는 등 1000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운용하며 양도세를 안 낸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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