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전자가 자사의 디자인 특허등 16건을 침해됐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2년 4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에 결정적인 변수가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애플의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폰4, 아이패드2 등 구형 제품을 수입 금지한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마이클 프로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어빙 윌리엄슨 ITC 위원장에게 ‘ ITC의 수입금지 결정을 미국 행정부는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국내 업계는 이번 미국 무역대표부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가 향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국 보호주의를 대폭 강화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애플이 삼성 특허를 침해하고 라이선스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ITC의 최종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삼성은 이번 ITC 결정이 향후 애플과의 특허소송 및 협상에서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심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준 오바마 행정부에 크게 실망했다”며 “오는 9일 ITC가 내릴 예정인 삼성의 애플 특허 침해 건에 대한 최종 판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