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일괄 약가인하제도 도입과 함께 고초를 겪어온 대웅제약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 할인요소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면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웅제약 주가는 올 들어 47%나 올랐다. 지난 9월 이후부터 따지면 164% 급등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일 장 중 한때 7만5300원까지 오르며 2008년 7월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외국인 지분율은 9.79%에서 12.74%로 껑충 뛰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초 대웅제약 지분을 5.14%(57만9865주)에서 8.39%(94만7175주)로 늘렸다고 신고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대웅제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 할인요소가 점차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국내 상위 제약사 가운데 수출 비중이 낮은 제약사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 한 해 동안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조사 등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수출 비중이 낮은 제약사의 타격이 특히 컸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6690억원으로 전년대비 6%가량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8억원과 335억원으로 38%와 34%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항생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의사들이 한국 항생제 처방을 선호하고 있다”며 “지난 2000년대 중반 중국 항생제 시장에 진출한 대웅제약의 수혜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보톡스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면서 신약 부재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뇌기능 개선제인 글리아티린,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 위궤양 치료제 알비스 등 매출액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제품 15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약 부재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과거 앨리건사의 보톡스를 판매한 경험이 있어서 보톡스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이후 시장 진입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대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보톡스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신제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진전에 따른 중장기 펀더멘털 강화도 기대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등 이후 단기적인 숨고르기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제약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인데다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