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2일자 1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으로부터 효능을 재검증하라고 지시받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중 시장에서 슬그머니 사라진 제품이 속출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생동재평가 대상 제네릭 중 총 46개 품목이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식약청은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 조작 파문 이후 유통중인 제품의 약효 재검증을 위해 단계적으로 생동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매년 생동재평가 대상으로 지정된 품목은 식약청이 지정한 기간내 오리지널과 약효가 동등함을 입증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자료 제출 마감일까지 생동성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판매정지 2개월 처분이 내려진다. 이 기간에도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을 받으며 2차 처분 기간에 또 다시 자료 제출에 실패하면 허가가 취소된다.
이번에 허가를 자진 취하한 46개 품목은 생동성시험 자료 제출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철수한 사례다.
올해 들어 허가를 자발적으로 반납한 제품은 삼성제약의 삼성카르베딜롤정, CJ제일제당의 벤도라제정100mg, 국제약품의 세르곤정, 광동제약의 에이벤정, 한국산도스의 암로카드정5mg, 보령제약의 보령알리벤돌정, SK케미칼의 코스카플러스정 등 46개 품목이다.
업체별로는 보령제약이 가장 많은 4개 품목의 허가를 취하했다. SK케미칼, 국제약품, 동광제약, 한국웨일즈제약 등이 각각 3개 품목을 시장에서 철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허가를 취하한 대부분의 제품은 생동성시험 비용 대비 낮은 시장성을 이유로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생동성시험을 실시했지만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와 행정처분을 받기 전에 허가를 취하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효능이 없는 제품을 팔다가 부적합 판정이 나오자 의료진과 환자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슬그머니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시장에서 철수한 복제약들은 애초에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약효가 없다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허가를 취하한 제품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자발적인 시장 철수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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