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일문기자] 내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경우 우리나라 증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요국의 증시발전 경험과 정책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최근 5년간 주가상승은 미국과 일본의 대세 상승기와 유사하다"며 "이들 나라들이 대세 상승후 장기간 증시 정체국면을 맞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지난 1994년말 3834P에서 99년말 1만1497P까지 3배 가까이 급상승했으나 2005년말에는 1만717P를 기록, 6년간 정체 국면을 탈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경우도 지난 1984년말 1만1543P에서 1989년말까지 3만8916P까지 크게 올랐지만 이후 13년에 걸쳐 8578P까지 하락하는 등 극심한 침체 국면이 지속됐다.
이는 한국의 코스피 지수가 지난 2002년말 627p에서 올해 12월7일 현재 1934p까지 3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증시의 대세 상승이후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상의의 분석이다.
상의는 미국 증시의 장기정체 원인에 대해 증시가 단기간내 급상승하면 실물경제의 둔화 등 부정적 요인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99년 경제성장률이 4.5%를 기록하며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듬해인 2000년 성장률이 3.7%로 둔화되며 주가가 하락하고 성장률 또한 2001년 0.8%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후 증시의 장기정체국면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상의는 한국 증시의 경우 최근 대세 상승기 동안 경제성장률은 평균 4.8%인 반면 기업의 설비투자율은 평균 4.7%에 그침으로써 경제의 성장기반이 약화됐고, 고유가와 서비프라임 모기지 사태, 국내금리 상승 움직임 등으로 국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상의는 이와관련, 증시의 수급기반과 실물경제의 성장기반을 동시에 확충하는 종합대책을 통해 정책적으로 투자가들에게 증시의 지속 성장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시 수급기반 확충대책으로는 ▲금리 안정기조 및 ▲시중 유동성의 증시 유입 추세 유지 ▲기관투자가 비중의 선진국 수준 제고 ▲고배당 기업보다 미래대비 투자가 활발한 기업에 투자하는 풍토 정착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또 최근 일부 펀드가 기업들에게 R&D나 신규사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기관투자가들에게 단기실적과 고배당을 중시하는 외국의 투기펀드와의 차별화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