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도 등급 하향..2차 `GM 쇼크` 오나

김현동 기자I 2005.08.25 09:39:43

세계 3대 신평사, GM·포드 `정크본드` 강등
구조조정 노력 물거품 위기..美 자동차업계 위기 심화 전망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피치에 이어 무디스도 제너럴 모터스(GM)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로 강등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채권시장내에서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던 `GM 쇼크`가 다시 떠오를 가능성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무디스의 가세로 인해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GM 신용등급이 모두 투기등급으로 떨어져 `떨이판매`와 비용절감을 통해 회생을 시도하고 있는 GM의 구조조정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이로 인해 제 2의 `GM 쇼크`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무디스, GM·포드에 마지막 일격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24일(현지시간) GM의 선순위 무담보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aa3`에서 `Ba2`로 두단계 내렸다. 또 GM의 중요한 자금조달원인 금융자회사 GMAC의 신용등급도 투자적격등급 맨 아래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으로 떨어뜨려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요원하다는 것을 반영했다.

무디스는 또 포드의 선순위 무담보 채권 등급도 투자적격등급 맨 아래 등급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로 하향조정했다. 금융자회사인 포드 모터 크레딧의 신용등급도 `Baa2`에서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aa3`로 내렸다.

무디스의 GM·포드 신용등급 강등은 지난 5월 S&P로부터 시작된 국제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강등의 마지막이자 결정타라고 할 수 있다. GM과 포드는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모두 `정크본드` 낙인을 받은 것이다.

S&P는 지난 5월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GM과 포드 및 금융자회사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시켰다. 이어 피치도 GM과 GMAC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을 내렸다. 피치는 다만 포드와 포드 모터 크레딧에 대해서는 투자적격 등급인 `BBB-`를 유지하고 있다.

◇GM·포드, 구조조정 노력 물거품 위기

무디스의 GM·포드 신용등급 강등은 3대 신용평가사 중 마지막 등급 하향이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디스의 등급전망 하향조정은 영업손실 만회를 위해 `떨이판매`와 비용절감 노력을 들이고 있는 GM과 포드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다름없다. GM과 포드 입장에서는 할인판매와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 정상화를 추진중이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재무구조 개선이 요원하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이날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리면서 양사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향후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GM과 포드는 올해 미국 시장내 점유율 유지를 위해 직원에게 적용하는 할인가를 모든 고객에게 확대하는 `떨이판매` 등 고육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직원가 할인 판매 정책에도 불구하고, GM의 지난 7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월보다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북미 사업 부문에서 25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노조연맹(UAW)은 GM과 의료비 절감 문제 논의를 검토중이다. 당초 UAW는 건강보험 계약이 만료되는 200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GM측도 이날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에 대해 "경영개선 기미가 보이는 데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며 섭섭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포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2차 `GM 쇼크` 가능성..관련업계 연쇄 부도 위기

무디스는 이날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이번 신용등급 하향으로 인해 GM의 전체 회사채 2700억달러 중 1790억달러와, 포드의 1470억달러 규모 회사채가 등급 하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지난 5월 S&P의 GM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촉발된 `GM 쇼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 5월 S&P가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강등하자, GM과 포드 주가가 급락하고 GM 회사채와 연계한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했던 헤지펀드가 대규모 투자손실을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했었다.

당장 지난 5월 `GM 쇼크`와 같은 대규모 충격파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GM 쇼크`를 겪으면서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들이 GM 및 포드와 관련된 투자자산을 포트폴리오에서 대거 처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GM이 미국 최대의 회사채 발행사라는 점에서 GM 채권이 회사채 시장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자동차 시장이 당장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여기에 GM 및 포드와 관련된 자회사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GM·포드가 아니라 자회사의 연쇄 부도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의 파산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이고, 최근에는 노스웨스트항공, 델타항공 등 항공사들과 콜린스 앤 아이크만, 메리디언 오토모티브 시스템스 등 비용부담에 시달리는 회사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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