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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 1년, 알뜰폰 성장도 멈췄다…“통신 유통 구조 다시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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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08.02 12: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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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시행 후 통신비 인하 효과 미미
1000만 회선 돌파한 알뜰폰도 정체
안정상 “이통사·제조사 결합 깨는 절충형 완전자급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았지만, 당초 기대했던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채 통신시장 구조 개선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통법 폐지는 2025년 7월 22일부터 시행됐다. 이동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을 활성화해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고가 요금제 중심의 지원금 경쟁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혜택보다는 이용자 간 정보 격차와 차별 문제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단통법 폐지 이후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다시 강화되면서 알뜰폰(MVNO) 시장은 성장 동력을 잃고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통신비 절감 대안으로 성장해 온 알뜰폰마저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닌 통신 유통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는 최근 보고서에서 “단통법 폐지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라는 본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고가 단말기와 고액 요금제 중심의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이용자 차별과 시장 왜곡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출처=과기정통부 2026년 5월 말 기준 휴대폰 용도별·사업자별 회선수
출처=과기정통부 2026년 5월 말 기준 휴대폰 용도별·사업자별 회선수
민주당 추진 방향과 달랐던 단통법 폐지

보고서는 당초 민주당이 제시했던 단통법 개편 방향과 실제 국회를 통과한 법안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2024년 단통법 폐지 논의 과정에서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간 결합판매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단순한 규제 폐지보다는 단말기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완전자급제’ 또는 ‘절충형 완전자급제’ 도입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실제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기존 단통법의 지원금 규제를 폐지하고 일부 이용자 보호 규정을 전기통신사업법 체계로 이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결합판매 구조를 개선하거나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 시장을 분리하는 장치는 포함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 교수의 분석이다.

안 교수는 “단통법 폐지가 경쟁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순히 지원금 규제를 없애는 것을 넘어 단말기 유통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비 인하 효과 미미…고가 요금제 중심 지원금 경쟁

보고서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 이후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인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 개정 당시에는 이동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이 활성화되면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통사들이 고가 요금제 가입자 중심으로 지원금을 확대하면서 이용자 간 혜택 격차만 커졌다는 분석이다.

가입 유형이나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 다시 가능해지면서 정보력이 부족한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가입하는 ‘호갱’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 교수는 특히 단통법 폐지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장치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고액 지원금을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가입을 요구하는 이른바 ‘구속 계약’ 가능성이 커졌고, 선택약정할인제도의 법적 안정성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알뜰폰 1000만 시대 열었지만…2025년부터 성장 멈춰

알뜰폰 시장도 단통법 폐지 이후 변화를 맞았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2020년 말 약 600만 회선 수준이던 가입자는 2023년 약 870만 회선, 2024년 말 약 950만 회선으로 늘었고, 2025년 상반기에는 1000만 회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성장세는 이후 둔화됐다. 2025년 5~6월 이후 알뜰폰 회선 수는 약 1030만~1050만 회선 수준에서 큰 폭의 증가 없이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 3사는 가입자 감소세가 둔화되며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2020년 말 약 2360만 회선에서 2025년 약 2240만 회선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최근에는 2250만 회선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KT 역시 1430만 회선에서 1360만~1370만 회선 수준으로 줄어든 뒤 정체 상태다. LG유플러스도 1100만 회선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통법 폐지 이후 이동통신 3사가 온라인 전용 요금제와 중저가 요금제를 확대하면서 과거 알뜰폰이 제공했던 ‘저렴한 요금’이라는 차별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단말기·통신 서비스 분리해야”…절충형 완전자급제 대안

안 교수는 해결책으로 ‘절충형(부분적) 완전자급제’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 통신시장은 제조사가 단말기를 공급하고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판매와 요금제를 결합해 제공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고가 단말기와 고액 요금제가 결합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절충형 완전자급제는 제조사는 단말기 판매와 가격 경쟁에 집중하고, 이동통신사는 통신 서비스 경쟁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일반 판매점에서는 예외적으로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을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담고 있다.

안 교수는 “단말기 시장과 통신 서비스 시장을 분리해야 제조사 간 단말기 경쟁, 이동통신사 간 요금 경쟁이 가능해지고 소비자 혜택도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활성화 위해 유통 구조 개선 필요”

보고서는 알뜰폰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도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말기 공급 경로를 다양화하고 저렴한 단말기 선택권을 확대해야 알뜰폰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조사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규제와 불법 보조금 시장 관리를 위한 판매점 신고제 도입도 제안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통신비 인하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이동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확대와 지원금 경쟁으로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다”며 “통신비 부담을 낮추려면 지원금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유통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통법 폐지 1년을 맞아 통신시장에서는 ‘규제 폐지’ 이후 어떤 경쟁 구조를 설계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알뜰폰을 포함한 통신 유통 생태계가 지속 가능한 경쟁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원금 경쟁을 넘어 구조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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