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5일 월요일. 공단 회사에 근무하면서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던 1991년생 최지수씨는 이날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해외취업 면접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고 연태고량주에 중국음식을 바리바리 포장해오던 날, 최씨는 집 출입문에 붙은 경매 안내서를 발견했다. 2020년 7월 첫 전셋집을 얻은 1년 뒤에야 집이 경매에 넘어간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
대출로 마련했던 전세금 5800만원은 가혹한 빚으로 돌아왔다. 전세 만기가 도래하자 그는 모아둔 돈과 카드론 3300만원을 받아 대출을 갚았다. 연 이자율은 10.6%에 달했다. 주 6일 매일 12시간씩 아르바이트 두 탕을 뛰며 빚을 갚아나갔다. 5개월 새 빠진 체중은 13kg. 조종사가 꿈인 최씨는 꿈을 이룰 밑천 마련을 위해 올 12월15일 원양상선에 오른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똑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본인의 실수를 구체적으로 담았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긴급생계지원금 신청을 비롯해, 피해자 입장에서 겪는 제도의 부족함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저자 최씨는 책 서두에 이렇게 썼다. “절대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그러니 절대 죽지 말자고. 이런 일로 세상을 등지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