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金 안긴 육상선수, 도핑 의혹에 선수자격 일시 정지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카자흐스탄 첫 금메달을 딴 육상선수가 도핑 의혹에 선수 자격이 일시 정지됐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세계육상연맹 독립기구인 선수윤리위원회(AIU)는 8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선수 제루토가 도핑 방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일시적으로 선수자격을 정지하고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IU에 따르면 제루토는 호르몬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선수생체여권(Athlete Biological Passport)을 살피다가 헤마토크릿과 헤모글로빈이 비정상적인 수치를 보이는 것이 확인됐다.

제루토는 케냐 출신 카자흐스탄 귀화 선수다. 지난해 7월 21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3000ｍ 장애물 결선에서 8분53초02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제루토는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아프리카선수권에서 9분25초07로 우승한 바 있으며 이후 2020년 8월 카자흐스탄으로 귀화했다.

세계육상연맹은 한 나라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귀화 후 3년이 지나야 새로운 나라의 대표로 뛸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는 귀화 1년 뒤 새로운 국가의 대표로 나설 수 있다. 최근에는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로 출전한 대회 기준으로 세계 주요 대회 출전 정지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제루토는 2016년 6월 아프리카선수권 후 올림픽, 세계선수권, 대륙별 선수권 등 주요 대회에 케냐 대표로 출전한 적이 없다. 세계육상연맹은 이와 관련해 제루토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기간을 귀화 후 1년으로 정했다.

제루토는 지난해 7월 23~8월 3일 열린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2022년 세계선수권에는 카자흐스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만약 도핑 방지 규정을 어긴 시점이 세계선수권 이전으로 확인되면 제루토는 금메달을 박탈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