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달 27일부터 어제(31일)까지 ‘제8기 제4차 노동당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대남·대미관계 사업 방향 등을 논의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을 최우선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식량 문제 해결 10년 계획 구상 등 내치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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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방송은 김 총비서가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국, 미국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전략 등을 논의해 결론을 끌어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대남·대미관계 방향 및 사업 논의 결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등으로 새해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며 대책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내년 5월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마치고 새 정부가 들어서는 점도 고려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대외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반면 농업과 경제 부문은 상세히 소개해 새해에도 대외관계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 등 내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10년 목표하에 협동농장 농민의 국가 빚을 탕감하고 식생활 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는 등 농업에 최중점을 뒀다.
또 국방력을 계속 강화하면서 비상방역에 전념하기로 했다.
전원회의에서는 “비상방역 사업을 국가사업의 제일 순위로 놓고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도 없이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할 최중대사”로 제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새해에도 코로나19 위험이 감소할 때까지 국경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송은 또 김 총비서가 회의에서 국방 부문의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면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총비서는 “당중앙의 영도에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는 혁명적 당군” 육성을 위해 “훈련제일주의와 무기 전투기술기재들의 경상적 동원준비, 강철 같은 군기확립”에 총력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 때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역대 최장인 5일간 진행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당초 공식서열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 김여정 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태섭 육군 제5군단장이 한국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으로 임명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했으며, 박정근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서열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