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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병역 기피 의혹을 받은 후 입국이 거부된 가수 유승준과 그의 아버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제작진이 입수한 1998년 대규모 병역기피수사 자료 속 병역비리 관련 ‘유명인사 명단’에는 유승준의 이름이 있었다. 1차 수사팀장이자 당시 병역비리 담당자였던 이명현 변호사는 “당시 돈과 권력이 있으면 군 면제를 받았고, 아니면 현역을 갔다. 군인들은 군검찰에서 하고 민간인들은 민간검찰이 수사한다. 검찰은 정치인, 언론계는 수사하지 않고 체육계, 연예인만 수사했다. 그 안에 유승준의 이름도 있었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작성 당시 유승준이 징병 검사를 미뤘기에 병역을 기피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
제작진은 미국 LA에 있는 유승준의 작업실을 찾았다. 유승준은 자신의 이름이 병역기피 의혹 명단에 오른 것이 의문이라며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미국에 왔기 때문에 시민권을 따는 것은 자연스러운 절차였다. 그게 병역기피로 보여 지는 것은 저밖에 없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만 “약속을 하고 출국 했었는데 제가 마음을 바꾼 거에 대해서 충분히 괘씸하고 실망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월이 흘러 입대를 할 수 있는 나이를 넘긴 뒤, 다시 입을 연 것에 대해서는 “‘시간이 좀 지나면 이제는 그런 부분들이 풀리겠지’라는 생각도 있었고 아예 잊고 지냈다. 그러다 애들이 커가면서 이러다가 영영 못 돌아가겠구나 싶었고, 그러다 보니 세월이 흘렀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선 유승준 아버지는 “이민의 삶이 그렇게 쉽지 않다. 우리는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시민권 취득이다. (9·11테러 이후) 이민 수속이라든가 이민 관련 정책이 다 폐쇄됐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어떻게 하든지 나는 시민권을 취득하도록 해야겠다 하고 목사님한테 간곡히 부탁했다. 당시만 해도 승준이가 목사님 말씀에 대해 복종을 하다시피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유승준은 사증(비자)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의 원심파기 판결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유승준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나왔다. 내가 잘못 권고하는 바람에 (유승준이) 17년 동안 한국 국적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얘가 테러분자도 아니고 강간범도 아니고 무슨 죄를 지었냐, 17년 동안”이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유승준 역시 “억울하다는 표현보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물론 잘못했다. 약속 지키지 못했다. 괘씸죄 인정한다. 그런데 제가 범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 않나. 범법자도 아닌데 기약도 없이 한국땅을 못 밟게 된다는 그게 너무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