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숲길③] 한라산 너머 남쪽 마을의 신비한 숲을 걷다

강경록 기자I 2017.08.20 11:51:23

제주관광 10선
제주의 속살, 중산간을 탐닉하다
머체왓숲길&서중천

머체왓숲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서중천(사진=제주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순상화산체인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는 고도에 따라 다양한 생명체를 품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지역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원시림의 웅장한 모습을 간직한 숲이라면, 중산간이라고 부르는 곶자왈 목장, 그리고 오름이 어우러져 이룬 숲은 다소 편안한 모습을 간직한 숲이다. 그래서 제주의 숲길은 대체로 이 중산간을 중심으로 나 있다.

◇용암이 흘러간 역사의 흔적 품은 ‘머체왓숲길’

그중 머체왓숲길은 서귀포 한남리에 위치한 숲길이다. 돌의 섬 제주에서 돌이 어디든지 많지 않으랴만은 직설적으로 돌밭이라는 명칭을 붙일 만큼 돌이 많다는 뜻이다.

머체왓숲길의 시작점은 머체왓방문객센터다. 제주시에서 남조로를 따라 가다 수망사거리에 이르면 서귀포와 표선쪽으로 갈리는 길을 만나는데, 그중 서귀포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복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닿을 수 있다. 용암이 흘러간 거대한 역사의 흔적 옆으로 펼쳐진 미지의 숲. 낯선 식물들과 색다른 흙내음이 만나는 이곳에 서면 길을 잃어도 좋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머체왓숲길은 머체왓숲길과 머체왓소롱콧길로 나뉘는데 두 코스 모두 서중천을 따라 걷는 숲길을 지나간다. 중간에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숲과 삼나무 숲이 있어 머리가 맑아지고 피로가 풀리는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머체왓숲길은 돌담쉼터, 느쟁이왓다리, 방애혹, 머체왓 전망대, 산림욕치유쉼터, 머체왓집터, 목장길, 서중천숲터널, 참꽃나무숲길을 다 돌아보는데 약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서중천코스에서는 용암수로, 용암바위, 새끼줄용암, 용암제방, 제한이곱지궤, 용수 등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을 살펴볼 수도 있다

서중천은 제주에서 세 번째로 긴 하천으로 현무암과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는 건천이다. 거리가 약 6.7km로 걷기에 2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자연 그대로 난 길이 많아 걷기에 주의해야 한다.

서중천은 한라산 동북쪽에 위치한 흙붉은오름에서 발원해 동남쪽으로 흘러간다. 제1횡단도로를 지나 거인오름과 머체오름의 북쪽 사면을 따라 남원읍 신례리, 한남리, 의귀리, 태흥리, 남원리 등을 지나 해안에 이른다. 바위그늘유적을 비롯해 제한이곱지궤, 절터, 당터, 잣성, 숲길 등의 문화자원 뿐만 아니라 원앙, 차걸이난, 구실잣밤나무, 솔비나무 등 다양한 생태적 자원들이 분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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