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운명"..대기업, 서울市 면세점 놓고 `동상이몽`

민재용 기자I 2014.12.17 08:50:56

신세계·한화, 기존 면세사업자 입찰 배제 기대
롯데·신라, "형평성 차원서 입찰 배제 불가능" 주장
대기업-중소기업 제휴 가능성도 커져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15년 만에 서울에 새로 생기는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대기업 면세 사업자들이 각자 입장에 따라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서울에 면세점이 없는 신세계(004170)한화(000880)갤러리아 등 후발 주자들은 새로 생기는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기존 사업자인 롯데호텔과 호텔신라(008770)가 배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롯데와 신라는 정부가 모든 대기업 사업자에 입찰 문호를 개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시내 면세점 추가 허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서울에 2개 부산과 제주에 각 1개씩 시내 면세점 4개 이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면세점 경쟁력 향상차원에서 대기업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것도 사실상 확정 지었다.

하지만 기존에 서울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와 신라의 입찰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확정하지 못했다.

정부가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자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들은 현재 상황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입찰 공고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월 개장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내부 모습.
후발주자인 신세계와 한화 등은 대기업에 문호를 개방하더라도 서울 시내에 면세점이 있는 기존사업자는 입찰 경쟁에서 배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새로 생기는 시내면세점은 신규 사업자가 운영하는 게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는 대기업 참여가 가능하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모든 사업자가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A 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입찰 공고문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언급 하기가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대기업에 입찰 문호를 개방하면서 특정 기업을 배제한다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관광마케팅 등 시내 면세점 입찰 참여가 가능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제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서울시내 면세점을 대기업이 독식한다는 비판을 피하고자 입찰과정에서 중소기업과 손을 잡은 대기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세계 등 신규 사업자 이외 신라 등 기존 사업자도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면세사업자 1위 롯데는 중소기업과 제휴를 통한 입찰 참여에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서울에 면세점 특허를 내주면 2000년 이후 서울에 면세점이 추가로 처음 생기는 것”이라며 “신세계와 한화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들은 모두 이 입찰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찰 공고가 구체화 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그림이 구체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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