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 위기의 농어촌 지역 주민에게 매달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총 10곳의 해당 지역에서 위장 전입 등 실거주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힘든 사례가 속출하면서 지자체들이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어촌의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이 사업이 나랏돈 빼먹기 대상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남 신안, 경북 영양 등 전국 10개 군을 대상으로 2년간 운영되는 이 사업에는 총 1조 2664억~1조 267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기본소득의 수급 자격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주민등록 및 실제 상시 거주여야 한다.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전입자는 신청일로부터 90일간 실거주 여부를 조사한 후 익월분부터 소급지급한다. 그러나 도입 취지를 비웃는 사례는 이미 줄을 잇고 있다. 대상 지역 10개 군의 인구는 2025년 9월 말 31만 8841 명에서 12월 말 33만 1298 명으로 석달 만에 1만 2457명(3.9%)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주민등록 인구가 약 3만 명 감소(-0.1%)한 것과 대조적이다. 귀촌 목적이라면 반길 일이지만 상당수가 위장 전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자체들 분석이다.
실제로 경북 영양에서는 농막, 창고 등 가설 건축물에 전입 신고를 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한다. 전남 신안에서는 목포에 실거주하면서 주소지만 부모가 사는 신안 주택으로 옮기는 경우도 나타났다. 때문에 지자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일에는 타지에서 일하고 주말에만 들어오는 사람까지 대상에 포함해야 할지 헷갈린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게 분명하다. 나랏돈이 새는 것은 물론 기존 주민과 이주민 간 갈등을 부추길 수도 있다. 다른 지역들과의 형평성 및 재원 마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사업이 소멸위기 지역 활력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지침을 촘촘하고도 상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농어촌을 위한 나랏돈이 부도덕한 이들의 쌈짓돈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