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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52.2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0.0원)보다 5.70원 하락 개장할 전망이다.
1350원 중반대 개장한 환율은 방향성 탐색에 돌입할 전망이다. 재료만 보면 상승 우위다.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4.9%로 시장 예상치 4.7%를 상회했다. 미국 성장 호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과 12월 연준 정책금리가 5.25~5.5%로 동결될 가능성은 각각 99.9%, 80.1%로 종전보다 더 높아졌다.
그러나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를 뒷받침하는 재료다. 그로 인해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76%, 1.18%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도 1.76% 떨어졌다. 장 종료 후 선물시장에선 아마존 실적 호조 등이 소폭 상승하고 있다.
미국 고금리 장기화는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시키는 재료다. 실제로 21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21만명으로 집계돼 전주보다 1만명 늘어났고 예상치(20만7000명)를 상회했다. 경기둔화 우려에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각각 10.4bp(1bp=0.01%포인트), 7.5bp 하락했다. 7년물 국채 입찰 호조도 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 지표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시간) 저녁 6시께 106.6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인덱스 강세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도 한 몫했다. ECB는 정책금리를 10회 연속 인상한 후 4.5%로 동결했다. ECB 동결 결정 이후 유로화는 큰 폭 하락했다.
미국의 나홀로 경제지표 강세, 고금리 장기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이어지는 루트는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일본 재무성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는 150엔 이상으로 올라섰다. 일본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엔화 약세를 진정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달러·위안화(CNH)는 7.3위안선에서 약보합 거래중이다.
이날 달러화 강세가 엔화 약세를 더 크게 자극한다면 일본에서 ‘달러 매도’ 폭탄이 쏟아지는 등 개입이 강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원화도 어부지리격으로 약세가 완화될 수 있다.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매매 현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출발부터 역외환율을 반영해 6원가량 하락 개장한 만큼 ‘더 떨어지기 전에 팔자’는 마음에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등 달러 매도 심리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달러 강세 기조가 견고한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추가 매도한다면 환율 하락세를 제한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5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는 등 나흘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