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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앞서 작년 11월 이 회사 즉시연금 가입자 강모씨에게 즉시연금 과소 지급액을 주라고 결정했고, 삼성생명도 이를 수용해 1500만원가량을 지급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다른 즉시연금 가입자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덜 준 보험금을 주라고 권고하자 삼성생명은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법적 쟁점이 크고 지급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거부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가입 당시 최소한으로 보장하겠다며 제시한 이자(연금) 예상액보다 실제 지급액이 밑도는 경우 그 차액을 환급할 계획이다. 이는 370억원 규모로 금감원이 삼성생명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체 즉시연금 과소 지급액(420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ING생명을 인수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가격 이슈가 가장 중요하며 디테일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ING생명은 업계 6위 생명 보험사다. 신한금융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기로 하고 최종 인수 가격을 막판 조율 중이다.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하면 KB금융에 빼앗긴 1위 금융 그룹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자산 규모가 각각 30조원 수준인 신한생명과 ING생명을 합칠 경우 업계 자산 규모 4위인 NH농협생명(64조원)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ING생명 주가는 주당 3만7500원(17일 종가 기준)이다. BMK파트너스는 ING생명 보유 지분을 주당 5만원으로 계산해 2조4000억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신한금융은 이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K파트너스는 2013년 네덜란드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금융회사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4억8200만원, 7억6900만원씩 총 22억5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중 10억3300만원이 성과급이다.
금융권에서 정 회장 다음으로 많은 보수를 받은 것은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으로 모두 20억2754만원을 받았다. 오너인 김남구 한투금융지주 부회장(13억1135만원)보다 7억원가량 많은 것으로 보수의 80%가량인 16억314만원이 상여금이었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3억5100만원(성과급 9억5100만원)을 받아 1위였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7억4800만원을 받았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은행장 중에선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15억9100만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고, 허인 KB국민은행장(8억7500만원), 위성호 신한은행장(7억4500만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7억25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에 다니는 30대 후반의 김연추 차장이 반년치 연봉 22억3000만원을 받아 화제가 됐다. 김 차장 연봉은 이 회사 오너인 김남구 한투금융지주 부회장보다 9억원, 유상호 사장보다도 2억여원 많은 금액이다. 김 차장은 급여 1억1100만원과 상여금 21억1900만원을 받았다. 김 차장이 높은 상여금을 받은 것은 그가 만든 금융 투자 상품인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이 작년 5월 상장 후 현재까지 자금 8400억원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는 올해 상반기 반기 보고서부터 보수가 5억원 이상이면 일반 미등기 임원과 직원까지 상위 5명의 연봉을 공개했다. 종전에는 금융회사 CEO와 사내이사·사외이사·감사 등 등기 임원(등기이사)만 개인별 보수가 5억원 이상일 때 그 내용을 공개했지만, 금융 당국의 규정 개정에 따라 공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8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000억원) 늘어났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올 상반기 이익이 작년 상반기 수준을 넘어서며 연간 순익 기준으로 2011년(14조원) 이후 최대치였던 작년 실적(11조2000억원)을 다시 웃돌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특히 이자 이익이 19조7000억원으로 작년보다 9.5%(1조7000억원)나 급증하며 전체 이익 증가세를 견인했다. 가계 대출 등 은행이 빌려준 돈의 총량이 늘고, 시중 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빨리 오르면서 은행의 이자 마진도 대폭 불어난 것이다.
실제로 은행의 예대 금리 차이(대출 이자율-예금 이자율)는 작년 상반기 2.01%포인트에서 올 상반기 2.08%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은행 순이자마진(NIM)도 1.67%로 작년 상반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이자 수익에서 이자 비용을 뺀 값을 전체 이자 수익 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올라갔다는 것은 같은 돈을 굴려 과거보다 더 많은 이자 순수익을 올렸다는 뜻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즉시연금 미지급금 문제로 금감원과 대립하는 삼성생명·한화생명 등을 겨냥해 “소비자를 부당하게 취급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시연금(상속 만기형)은 최초 가입 때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면 보험사가 매달 이자를 가입자에게 지급하고 만기 때 보험료 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상품 약관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최초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떼고 계약자에게 이자를 준 점을 문제 삼아 미지급금 일괄 지급을 권고했다. 그러나 생명 보험사 중 과소 지급액이 42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이를 거부하고 법적 소송에 돌입한 상태다. 한화생명도 법원 판결을 받겠다며 금감원 통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원장은 “오해받을 일은 안 해야 하지만 (‘보복성 검사’ 논란 때문에) 삼성, 한화 등의 검사를 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즉시연금 등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중요하다면 욕을 먹어도 (종합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 취임 이후 2년 만에 부활하는 종합 검사의 첫 대상이 삼성생명 등이 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종합 검사는 금감원 검사 인력 수십 명이 금융회사에 상주하며 회사 기본 업무는 물론 인사, 예산 집행 등 전 분야를 샅샅이 훑는 방식으로 진행해 금융사에는 공포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