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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4위 통신사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무산…소프트뱅크 결렬 선언

김형욱 기자I 2017.10.31 07:48:06

합병 후 새 회사 최대주주 놓고 도이치텔레콤과 이견 못 좁혀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3~4위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이 무산됐다.

스프린트의 모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30일 T모바일 모회사인 독일 도이치텔레콤과의 합병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31일 이 뜻을 도이치텔레콤에도 전달키로 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미국 내 3~4위 통신사이지만 1~2위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 AT&T와 비교해 계약자 수나 사업 규모 격차가 컸기 때문에 양사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려 했다. 고객 기반도 다지고 네트워크 관련 투자도 효율화하자는 것이다. 양측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도아치텔레콤도 이 필요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합병 후 신설 회사의 출자비율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교섭하는 단계였다.

그러나 양측 모두 최대주주가 되기를 바라며 교섭에 난항을 겪었고 소프트뱅크가 결국 협상 중단을 선언하게 됐다는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 측이 최대주주에 연연했으며 소프트뱅크도 초기엔 일정 영향력 확보 정도로만 생각했으나 지난 27일 이사회에서 최대주주 유지 방침을 굳히며 결국 교섭 중지 선언에 이르게 됐다.

소프트뱅크의 미 통신시장 재편 구상은 이로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본을 넘어 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는 소프트뱅크는 2013년 스프린트를 인수하며 미 통신사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T모바일 인수도 추진했으나 전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정권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이번 합병 협상마저 결렬된 만큼 스프린트는 당분간 독자 재건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의 인프라와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신흥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를 연결해 경쟁 통신사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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