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사무실 뿐만 아니라, 건물 옥상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꽃과 나무 등을 심어 정원 식으로 꾸며놓은 건물 옥상에는 ‘쥐굴’로 추정되는 구멍들이 듬성듬성 뚫려 있다. 특히 쥐들은 구내식당 인근인 1동(총리실), 2동(공정거래위원회), 5동(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에 자주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추운 날씨에 먹을 거리가 부족해지면서 음식 냄새를 맡은 쥐들이 청사로 대거 모여들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세종청사 건물은 울타리로 에워싸여 있지만, 쥐의 출입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세종청사관리소 관계자는 “10㎝ 정도 되는 쥐들의 경우 청사 내부로 들어오는 걸 막을 도리가 없다”며 “쥐들이 청사 안팎을 자유롭게 들락날락 거리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청사관리소는 200개의 쥐약을 구입해 각 정부부처 건물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쥐약 안에는 끈끈이와 함께 쥐를 죽이는 약제인 ‘살서제(殺鼠劑)’가 들어있다고 한다. 이 쥐약은 현재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1단계 건물에 설치된 상태. 세종청사관리소는 순차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등 2단계 쪽 건물에도 쥐약을 놓을 계획이다.
쥐약을 본 일부 공무원들은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해충퇴치 업체를 통해 해결하지 않고, 쥐약을 놓는 게 촌스럽고 볼쌍사납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민원인들이 수시로 오가는 정부청사 건물 여기저기에 쥐약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보기 흉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세종청사 건물 주변에 굶주린 맷돼지 네 마리가 나타나 공무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