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여성에게 우울증이 많은 것은 생물학적 요소로, 남녀간의 뇌의 구조적 차이, 월경,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호르몬의 차이때문이라는 보고도 있다. 또한 정신사회적인 요소로 남녀간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의 차이 및 이에 대한 대처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정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폐경기는 보통 40~55세의 여성에게 오는데, 이 시기가 되면 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므로 안면홍조나 야간 발한 같은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세로토닌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쉽게 화나 짜증을 내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눈물을 흘리며, 수면장애가 오고, 동기나 에너지가 상실되거나 집중력도 저하되는 다양한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고 들려준다.
45~54세 여성의 20~30%가 폐경기 우울 증상이 있다고 알려있으며, 갱년기나 폐경기 문제로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 3명 중 한 명이 기분 장애의 진단 기준에 맞는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정신과 질환의 과거력 및 가족력이 있거나 신체 상태가 나쁜 경우,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인 경우 폐경기 우울증이 잘 생긴다.
증상이 미미한 경우는 유산소 운동이나 식이 조절 등 생활 습관의 변화로 증상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일정 수준을 넘어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 호르몬 치료와 함께 정신과 전문의의 전문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폐경기 우울증에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항우울제가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가 많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