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는, 인생의 마디마다 내려야 할 고민이 있다. 그 고민을 통해 한 단계가 결정되고 다음 단계가 영향을 받는다. 어떤 학과를 전공 삼을까, 누구와 교제할까, 어느 직업을 택할까. 가지고 있는 정보와 들은 조언을 총동원해 오랜기간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다.
인생 자체가 고민범벅이라지만, 그 중에서도 20대의 고민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인생의 방향과 행로가 싹을 틔워올려가는 토양이 바로 20대에 밤을 하얗게 밝혀가며 머리를 쥐어뜯게 했던 여러가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일단 유난히 고민이 많다. 이전이나 이후의 세대가 고민하지 않을 일들을, 20대 그들은 잔뜩 부여잡고 밤새 끙끙댄다.
또 종류가 다양하다. 20대 이전에는 학교 생활과 공부를 주로 고민하고, 20대 이후에는 독립된 경제생활과 직장일이 주된 고민인 반면, 20대에는 공부도 직장도 모두 고민의 대상이 된다.
책은 20대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고민을 두루 훑는다. 대학 때 전공과 진로, 돈을 버는 일과 쓰는 일, 주변 사람들과는 물론 나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까지. 20대가 부딪치는 대부분 고민이 이 책의 촘촘한 그물망에 걸려든다.
스스로 갈지자(之) 행보를 걸어왔다고 칭하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은 물론 폭넓은 인간관계에서 건져올린 섬세한 조언들로 갖가지 고민을 함께 풀어준다. 꽤 다정하고 믿음직스럽다.
정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고민을 함께 나눠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지 않은 위로가 된다. 20대를 지나왔지만, 20대 못지 않게 인간관계와 진로에 고민하고 있는 30대에게도 곁에 두고 때때로 들춰볼 만한 참고서로 부족하지 않다.(고영혁/279쪽/도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