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기자] 서울시내 대학가와 역세권에 도시형 생활주택(원룸, 기숙사)을 짓고자 하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23일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역세권에 위치한 오래된 단독주택 또는 토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관악구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들을 내놓자 신림동과 봉천동 소재 낡은 단독주택을 사려는 사업자들이 크게 늘었다.
신림2동 일대 대지면적 109㎡인 단독주택의 매매가는 현재 3억6000만원 선으로 2~3개월 전보다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1년 전에는 몇 천만원을 깎아줘도 안 나가던 집"이라면서 "하지만 올 들어 정부가 원룸형·기숙사형 주택 건설과 관련된 정책들을 연이어 내놓자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붙어 있는 단독주택을 2~3채 사들여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는데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은지 20~30년이 넘은 단독주택은 찾는 사람이 없어 비인기 매물이었지만 단독주택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고쳐 지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고려대학교와 성신여대, 한성대 등이 가까운 성북구 돈암동 주변도 인근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사업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대 중개업소에 문의가 늘고 있다.
돈암동 K중개업소 대표는 "길음역 주변에 도시형 생활주택이 20여가구 규모의 기숙사형으로 지어진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단독주택이나 토지 매물유무, 입지와 가격 등을 확인하는 사람들의 문의전화가 늘고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돈암동 일대는 강남역 못지않은 역세권으로 대학생·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면서 "주변에 도시형 생활주택이 들어서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건국대와 가깝고 강남권이나 구도심으로 출·퇴근이 용이한 성동구 화양동과 구의동 역시 도시형 생활주택에 관심을 갖고있는 사업자들이 찾는 지역 중 하나다.
이 곳에서도 단독주택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바꾸려는 집주인과 급매로 나온 단독주택 또는 토지를 찾는 사업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화양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단독주택 집주인들 중 원룸의 임대수익률 등을 상담해 오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면서 "아울러 급매로 나와있는 단독주택을 사들이려는 매수자들도 2~3배 많아졌다"고 전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도심내에서 싼 값에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가구주나 땅을 가진 지주들의 경우 본인이 직접 짓는다면 수익성이 높을 수 있지만 땅이나 건물 등을 매입한 뒤 짓는 사업자는 수익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