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이번 패션 위크의 대미(25일 오후 7시)를 장식할 지춘희 디자이너에게 내년 패션 경향을 미리 물었다. 지춘희씨는 심은하·고현정·전도연·이나영 등 마니아를 거느린 스타 디자이너지만 대중 기호에도 잘 맞는 옷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신세계백화점 홍보팀 박수범 과장은 "'미스지 컬렉션'은 청담동 본 매장뿐만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갤러리아 명품관, 현대 압구정점 등에 입점, '정가 판매(No sale)' 브랜드인데도 판매율이 상당한 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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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티셔츠로 단정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좀 정리된 스타일을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옷으로 긴장감을 줘야 몸매도 더욱 가꿔지는 것이니까요. 옷장을 한번 열어보세요. 옷은 정말 많은데 입을 만한 옷이 없죠? 이제 좀 '옷다운 옷'을 입어야 할 때입니다."
지씨는 '백 투 베이직'을 선언한다. 몇 년간 유행했던 레이어드 룩(겹쳐 입는 옷)이나 헐렁한 티셔츠 같은 것도 이젠 옷장에서 걷어내야 할 때란 얘기. 그렇다면 지루하진 않을까. 대신 그는 해법을 제시했다. 정장 안의 이너 웨어로는 블라우스나 셔츠 대신 '장난기가 가득한 티셔츠'. 지씨는 "단색보다는 은은하고 화려한 색으로 디자인된 티셔츠를 속에 입으면 색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고, 너무 답답해 보이는 점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통 넓은 와이드 팬츠가 돌아온다.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스키니 팬츠가 최근 2~3년 동안 크게 인기를 끌면서 와이드 팬츠는 매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아이템이었다. 만약 와이드 팬츠를 옷장 속에 숨겨놨다면 이번 시즌엔 꺼내봐도 좋을 것 같다. "헐렁한 웃옷 대신 몸매를 드러내는 티셔츠나 몸에 잘 맞는 재킷을 입고 그 밑에 와이드 팬츠를 맞춰주는 스타일이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인기를 누릴 것 같습니다.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도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한 여름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는 정말 덥잖아요." 슈트의 핏(fit·몸에 잘 맞는 느낌)을 잘 살리기로 유명한 지춘희 디자이너는 슈트를 고를 때 어깨 선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듯한 의상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너무 딱 조이는 것 보다 밥을 먹은 뒤에도 단추를 잠글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의상을 입는 게 덜 뚱뚱해 보인다. 또 같은 값이라면 브랜드 유명세보다 고급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봄·여름 유행소재인 린넨을 고를 때는 특유의 구김을 최소화한 감을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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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여름 의상의 기본색은 회색이나 브라운 등 가장 대중적인 색이 떠오를 전망. 여기에 '핑크'가 더해진다. "경제가 안 좋으면 디자이너들의 기분도 역시 암울해지기 마련이죠. 그래서인지 블랙 계열엔 손이 안 가더군요. 대신 여성스럽고 몽환적인 기분을 주는 연한 핑크나 베이지, 민트 그린 등 사랑스러운 색을 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연한 하늘색이나 붉은 톤의 재킷도 시도해볼 만한 아이템.
드레스나 원피스의 경우 드레이프(주름)를 많이 잡아 곡선미와 건축학적인 구조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게 했다. 가슴라인을 따라 주름을 잡아 여체(女體)의 곡선미는 더욱 두드러지게, 살집은 안보이게 가려주는 게 포인트다. "벨트나 구두, 가방 등에 연한 핑크나 베이지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의상의 딱딱한 분위기를 한껏 부드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볼드(굵은)한 액세서리의 경우 길게 늘어뜨리지 말고 초커(목에 딱 맞는 목걸이)처럼 목에 두르면 시선을 잡아 좀 더 키가 커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는 액세서리는 길게 늘어뜨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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