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숨고르기에도…월가 "전례없는 상황에 천장 없는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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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I 2026.03.10 04:27:07

G7 비축분 방출 논의 소식에 유가 급등세 멈춰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간 이어지면 다시 급등 불가피
UAE 이어 사우디도 차례로 감산 나설 듯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제유가가 잠시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전례없는 유가 상승 상황에서 ‘천장이 없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한 때 120달러 근접한 유가…“전례없는 상황”

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4.26% 상승한 배럴당 94.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6.48% 오른 배럴당 98.70달러를 기록했다.

주말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에 공격을 가하면서 WTI와 브렌트유는 나란히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한때 배럴당 120달러 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닐 앳킨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 석유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는 상황은 에너지 시장이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일”이라면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 속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세계 석유와 가스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은 사실상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막히면서 저장 공간이 부족해지자 감산에 나서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이어진다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감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유가 전망이 의미가 없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앳킨슨은 “전 세계에 석유 재고가 있긴 하지만 해협 폐쇄가 이어진다면 재고가 방출되더라도 결국 고갈될 것”이라면서 “사우디 등에서 감산에 나선다면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은 전례가 없다”면서 “가격 상한선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축유 방출도 해협 폐쇄 장기화엔 ‘무용지물’ 전망

이날도 꾸준히 100달러 선에서 맴돌던 국제유가는 오후 들어서 주요 7개국(G7) 에너지 장관들이 오는 10일 오전 화상 회의를 통해 원유 비축분 공동 방출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라는 소식에 100달러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해상에 충분한 석유가 있고 전략 비축유도 있어 단기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하지만 분쟁이 두 번째 주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의견에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타일러 굿스피드 엑슨모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협이 더 오래, 더 강하게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을 시나리오가 정상적인 운항이 재개되는 시나리오보다 더 많고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소시에테제네랄 역시 중동 국가들이 차례로 원유 생산 중단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날 리서치 노트를 통해 “UAE는 향후 5~7일 내 생산 중단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장 위험하진 않지만 해협 폐쇄가 2~3주 지속된다면 생산 중단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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