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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석 중 과반이 넘는 171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지난 29일 국회 예결위에서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677조4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을 줄인 수정안을 단독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위원은 단독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했다. 정부 예산안을 야당이 단독 처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예결위를 통과한 수정안을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 확정할 계획이다. 대통령실과 검찰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고, 정부 예비비도 절반으로 줄였다. 동해 심해가스전 프로젝트나 서울 용산공원 사업비 등도 대폭 줄이며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또 하루 앞선 지난 28일 의원총회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역시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배 수석부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도 “감사원장 탄핵은 본회의 의사일정을 협의한 지난 26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거론된 바조차 없는 일”이라며 “오는 12월2일 (본회의) 일정에 이를 기정사실로 하는 민주당의 유아독존식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야당의 정부 예산안 단독 처리는 사상 유례없는 일인 만큼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를 요구하며 상정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계속 협상을 벌이게 된다.
배 수석부대표는 “국회의장이 바로 잡아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따.
김연주 국민의힘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헌법상 직무 독립성이 명시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최 원장을 이제와 탄핵하겠다는 건 정치적 목적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민주당의 내년 예산안 국회 예결위 단독 의결에 대해 “진정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나”며 “민생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공당이라면 지금이라도 폭주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