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091은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방사선의약품 중 유일하게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를 사용해 차별화된 적응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경쟁 후보물질 대비 다소 개발 속도가 늦었지만 뛰어난 효능을 바탕으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에 도전한다.
23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최근 기술도입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은 현재 전임상 단계이며 앞으로 SK바이오팜이 주도적으로 전임상 연구를 이어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본임상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은 이달 중순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Full-Life Technologies)로부터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기술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FL-091은 수용체 단백질인 뉴로텐신 수용체(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225Ac)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방사성 의약품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FL-091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임상 1상을 위한 사전 임상을 빠른 시일 내 개시할 예정”이라며 “임상 1상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들을 국내에서 미리 준비, 빠르면 내년 말 임상 1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FL-091 전임상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을 통해 위탁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방사선의약품치료제(RPT) 신약 개발 및 원료 제조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이후 본 임상에서도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차별화된 적응증 기대
국내에서는 방사선의약품이 속속 개발 중인데, 방사성동위원소로 악티늄-225를 사용하는 것은 SK바이오팜의 FL-091가 유일하다. 대표적으로 퓨쳐켐과 압타머사이언스는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17(177Lu)을 사용한다.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와 루테튬-177 모두 방사성 치료에 사용되는 중요한 방사성동위원소이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먼저 악티늄-225는 알파(α) 입자를 방출하지만, 루테튬-177은 베타(β-) 입자와 감마선을 방출한다.
방사선 영향 범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악티늄-225의 알파 입자는 매우 짧은 경로 내에서 고에너지를 방출해 종양 세포를 직접 파괴한다. 반면 루테튬-117의 베타 입자는 비교적 긴 경로를 가지며 더 넓은 범위의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적용되는 암 종류에도 차이를 보인다. 악티늄-225는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고형암에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루테튬-177은 주로 신경내분비 종양 및 전립선암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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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FL-091이 유일하게 악티늄-225을 사용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바이엘이 인수한 ‘노리아 테라퓨틱스’와 ‘포인트 바이오파마’ 등이 악티늄-225을 사용한 암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
이처럼 악티늄-225을 사용한다는 점은 공통점이지만 FL-091는 다양한 유형의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NTSR1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NTSR1을 타깃으로 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는 암 세포에 방사선을 직접 전달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바이오팜 FL-091와 똑같은 타깃 및 방사선동위원소를 사용하는 약물이 하나 더 있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쟁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올해 3월 24억달러 규모로 인수한 ‘퓨전파마’의 ‘FPI-2059’다. 이 물질은 SK바이오팜 FL-091와 같이 NTSR1을 타깃으로 하며, 방사성동위원소로 악티늄-225를 사용한다. 사실상 직접 경쟁 제품인데, FPI-2059는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FL-091이 개발 속도 측면에서는 조금 뒤쳐져 있지만 효능 측면에서 FL-091이 더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NTSR1을 타깃으로 악티늄-225를 사용하는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퓨전파마 FPI-2059와 SK바이오팜 FL-091 둘 뿐”이라며 “FL-091는 FPI-2059 대비 높은 NTSR1 표적 결합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종양흡수도에서도 차이를 보여 Best-in-class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