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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당국, '파산 위기설' 퍼스트리퍼블릭에 추가 지원 검토"

박종화 기자I 2023.03.26 13:39:40

"2조달러 규모 긴급 대출 프로그램 확대 검토"
당국·대형은행 지원에도 예금 이탈 계속 돼
"SVB 인수엔 퍼스트시티즌스·밸리내셔널 입찰"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금융당국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지원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분리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인수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금융당국이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VB·시그니처은행 등이 잇달아 파산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은 2조달러(약 2600조원)에 달하는 BTFP란 기금을 만들어 적격 예금기관에 1년간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식통은 BTFP 등 긴급 대출 프로그램이 특정 은행에만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상황에 맞춰 (지원 규모 등이) 조정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최근 유동성 위기와 그에 따른 파산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 은행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을 크게 늘렸는데,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대출 시 담보로 받았던 자산 가치가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 예금 고객이던 기술기업과 벤처캐피털(VC) 회사들이 SVB 파산 이후 급격히 예금을 빼내면서 유동성 위기설·파산 위기설에 휘말렸다.

미 금융당국과 대형은행은 금융권 위기가 지속하는 걸 막기 위해 퍼스트리퍼블릭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JP모건 등 미국 대형 은행 11곳은 유동성 지원을 위해 퍼스트리퍼블릭에 총 300억달러(약 39조원)를 예치하겠다고 16일 발표했다. 하지만 파산 불안감에 예금 이탈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0일 SVB 파산 후 열흘 간 퍼스트리퍼블릭에선 700억달러(약 91조원)에 달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 이번에 미 금융당국이 추가 지원 방안을 고심하는 배경이다.

퍼스트리퍼블릭 관계자는 퍼스트리퍼블릭이 구조적인 재무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해법을 모색하는 동안 고객의 인출 요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한편 SVB 매각은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입찰 마감 결과 퍼스트시티즌스뱅크셰어스와 밸리내셔널뱅코프가 인수 의향서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르면 이번 주말 FDIC가 인수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퍼스트시티즌스는 과거에도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해 정상화한 경험이 있어 일찍부터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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