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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만이 싫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해방 직후부터 교육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삼은 사실을 부정할 수 없고, 박정희를 반대한다고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썼다.
박 의원은 이어 “게다가 그 성과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만의 공이 아니다”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함께 노력해서 이룩한 것인데, 이를 외면하거나 깎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특히 “정치적으로 진영이 갈라져 대립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각각 존중받는 인물과 사례를 통해 한 걸음씩 다가가려 노력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늘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발언하려 하고, 통합적 시각으로 미래를 준비하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지도자가 걸어온 길 위에 우리 민주당이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연세대 학부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워크숍` 온라인 강의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이 대통령은 여러 과오가 많은 분이고, 박 대통령 역시 군사 독재, 반 인권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있었다”고 재평가했다.
이후 친문 강성 지지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다음은 박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 이승만, 박정희, 조선일보 논란에 대해 한 말씀드립니다.
리더십에 대해 연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정치인이 미래를 위해서는 욕을 먹더라도,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과감해야 한다는 평소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IMF로 나라가 어려워 국가예산이 70조 수준일 때 무려 80조의 예산을 쏟아 붓겠다면서 초고속인터넷 고속도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오늘날 IT강국이 된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승만 정부의 교육법과 교육정책, 박정희 정부의 경부고속도로와 산업화정책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지지자들에게 욕을 먹어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지도자가 진영논리를 벗어나 결단하고 제안한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소 제 소신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 하면서 진영논리에 갇히면 편협함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승만이 싫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해방 직후부터 교육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삼은 사실을 부정할 수 없고, 박정희를 반대한다고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 성과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만의 공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함께 노력해서 이룩한 것인데, 이를 외면하거나 깎아 내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진영이 갈라져 대립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각각 존중받는 인물과 사례를 통해 한 걸음씩 다가가려 노력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민주당의 오랜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균형감각을 갖춘 통합적 정치인이고 싶습니다.
늘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발언하려 하고, 통합적 시각으로 미래를 준비하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지도자가 걸어온 길 위에 우리 민주당이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 대선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정치도 정체와 분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걱정하십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극복하고자 했던 남북 분단의 상황에 우리 민족이 갇혀 있고,
노무현 대통령이 분노했던 지역 대결주의의 극단에서 우리 정치가 허우적거리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맞서고자 했던 기득권이 빚어낸 정체된 구조에 우리 사회가 발목 잡혀 있을 때,
이 상황을 넘어서고자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민주당 당원이자 국민의 공복인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고, 우리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백선엽 장군 조문을 통해 약산 김원봉에 대한 서훈을 이야기 하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택을 언급하면서 이승만, 박정희 정부 시절의 정책을 빼놓지 않고 말하는 이유도 이를 위한 작은 노력입니다.
이건희 회장 장례식장과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 행사에 다녀온 것도 좌우를 넓게 보려는 균형 잡힌 정치인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조롱하고 증오하는 정치, 적으로 규정하고 몰아가려는 선동으로 우리 사회는 바뀌지 않습니다. 민주사회에서 개혁은 ‘선동’이 아니라 ‘설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으로부터 권리를 위임받고,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정치인이
남북은 갈라져 있고, 지역과 정치는 분열되어 있고, 사회는 기득권이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 주저앉아 오늘의 눈치만 보느라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얼마 전 조선일보 창간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을 비롯해 국무총리님, 국회의장님과 당 대표님 등 여야의 많은 정치인들이 다양한 물품을 기증하는 방식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셨다 들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우리 진영과 생각이 다른 언론이라고 해서 해당 언론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해단 언론의 독자들에게 설득하고 설명할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치인이 좌우의 논리와 여야의 진영을 넘어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공동체의 번영을 도모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조선일보가 비판하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재벌개혁에 물불 가리지 않았고, 유치원3법을 한유총의 온갖 비판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통과시키는데 앞장섰습니다. 진보정당 출신이고 정치적 좌표를 왼쪽에 둔 정치인 박용진이 동시에 조선일보 행사에 가는 것은 대통령님과 국회의장님, 당 대표님과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보수진영, 보수언론, 보수적 사고에 우리 대한민국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나서자고 먼저 손 내밀고 설득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국민통합의 과정에 오해도 생기고 욕도 먹겠지만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제대로 하겠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면 얼마든지 비판하고 의견을 주십시오. 지금도 비판의 말씀 소중하게 듣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좀 외롭고 힘들더라도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 비판 목소리 높이는 분들에게 더 잘 설명하며 동의 얻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 11. 15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