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 변호사의 세상萬思]말이 불러오는 운명

남궁민관 기자I 2020.04.04 12:15:00

볼 일 없을 거라 생각될 때 더 말 조심해야
사용하는 언어 바꾸면 운명도 바뀐다
희망 자주 떠벌려야 더 큰 성취의 파장 일으켜
냉소 손 잡으려 할땐 자신 믿고 뿌리쳐야

[윤경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1825년 러시아 알렉산드로 1세가 죽은 뒤에, 니콜라이 1세가 즉위하자마자 데카브리스트(Dekabrist. 12월 당원)들이 러시아의 근대화를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황제는 황실 근위대인 코작 기병대를 동원해 사흘 만에 이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주동자 5명에게 교수형을 선고했다. 이때 운 좋게도 콘드라티 릴레예프(Kondratii Fyodorvich Ryleev)의 목을 매단 밧줄이 그만 끊어지고 말았다. 시인이었던 그는 벌떡 일어나 군중을 향해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이 밧줄을 보라! 러시아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밧줄 하나 제대로 못 만들지 않는가!”

그 당시 유럽의 다른 나라처럼 러시아에서도 사형장 밧줄이 끊어진 경우 이를 신의 섭리라 믿고 사면해주는 게 관례였다. 니콜라이 1세도 별수가 없었다. 사면장에 서명을 하다가 그가 물었다. “기적이 일어난 뒤 릴레예프가 뭐라던가?” 신하가 ‘러시아는 밧줄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고 조롱했다고 전하자, 황제는 화를 내며 사면장을 찢어버렸다. “그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도록 하라!” 릴리예프는 다음 날 교수대에 다시 섰다. 이번엔 줄이 끊어지지 않았다. 입방정은 신도 봐줄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될 때가 있다. 그래서 내키는 대로 내뱉어도 될 거라 생각될 때가 있다. 그때 그 한마디를 조심해야 한다. 말이 씨가 된다. 모든 것은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된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말 조차도 자꾸만 반복하다 보면, 말한 대로 결과가 이루어지는데 이를 ‘자기이행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 한다. 부정적인 말이 실패와 불행을 부르고, 긍정적인 말이 성공과 행복을 가져 온다.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면, 운명이 바뀐다.

모든 것이 정말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희망을 말하라.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희망을 떠벌려라. 희망을 글로 적어라. 가능한 한 또박 또박 반복해서 적어라. 희망을 선포하라. 혼자 우물우물 속삭이지 말고 만천하에 공표하라. 그것이 더 큰 성취의 파장을 일으킨다. 신의 책상 위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네가 불행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불행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행복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무슨 일을 하건 행복한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긍정적인 점을 찾아낸다. 불행에서 벗어나는 길은 간단하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림자가 싫다면 태양을 향해 돌아서면 되듯이, 불행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행복을 선택하면 된다.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다. 용기와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항상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절망의 계곡이 너무 깊어 바닥이 보이지 않지만, 작은 씨앗만한 희망만 있으면 담쟁이 넝쿨처럼 자라 절망의 계곡을 뒤덮게 된다.

어떠한 순간에도 냉소적이 되지 마라.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 그것을 진심으로 믿는다면 말이다. 만일 우리가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낄 줄 안다면, 인생에는 굴곡이 있음을 인정한다면, 행복하기를 절실히 원한다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이 항상 우리의 바람에 화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면, 우리는 분명 행복한 집을 짓게 될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는 기억하라. 우리에게는 그것을 이겨낼 힘이 있다는 것을. 그러니 자신을 믿고 냉소가 우리의 손을 잡으려 할 때 과감히 뿌리쳐라. 힘들어도 기꺼이 시련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낸다면, 세상은 분명 우리의 편이 되어 응원할 것이다.

◆ 윤경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파트너 변호사 △現 공동법률사무소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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