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삼성동 사저 입주준비가 오늘 중 마무리될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렇다고 오늘 입주는 힘들어 보이고, 내일이 더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늦어도 내일까지는 청와대 관저를 떠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예상치 못했던 박 전 대통령 측은 선고 당일인 10일 오후부터 경호실과 총무비서관실 요원들을 사저에 보내 입주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약 4년간 사저를 비어온 탓에 난방고장, 누수, 벽지도배 등 수리해야 할 곳이 많은 데다, 경호시설 등도 제대로 완비되지 않아 당장 입주가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청와대 관리책임자인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은 예우 차원에서 입주 준비가 마무리될 때까지 박 전 대통령의 관저 생활을 당분간 용인하기로 했다.
삼성동 사저는 1990년부터 청와대 입성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이 23년간 거주한 곳으로, 청와대는 그간 “퇴임 후 박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로 옮기실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안전상 등의 이유로 정치적 고향인 대구 또는 상대적으로 한적한 경기도 지역에 새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승복 선언’ 차원의 메시지를 발신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당일 대면한 참모들에게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힌 후 줄곧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한다. 한 참모는 “깊은 충격에 빠지신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물론 바른정당까지 합세해 ‘국론분열’ 봉합을 위한 ‘승복 선언’을 압박하고 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께서 일단 조용히 삼성동 사저로 가실 것 같다”며 입장표명 관측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의 ‘전원 일치’ 파면 결정이 나온 당일 일부 참모에게 전화해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조원진 의원의 면담 신청을 거부한 것 역시 ‘불편한 심경’을 넘어 ‘패닉’ 상태에 빠졌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격에서 벗어나더라도 향후 ‘승복 메시지’가 향후 검찰 수사와 지지층에 어떻게 작용할지 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군’을 잃은 청와대 참모진도 침통함에 빠져 있다. 형식상으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일단 차기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집단 사의’를 표할 공산도 없지 않다고 본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은 경제수석이나 외교안보수석 등 자신을 꼭 보좌할 필요가 있는 참모들을 제외하고 사표를 선별 수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