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내년도 글로벌 시장은 신흥국의 투자가 성장을 주도하던 시대를 끝내고 미국의 소비가 주도권을 쥐는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금리 상승기에 채권보다는 주식의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내년 시장의 화두는 ‘변화’”라며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의 국면 전환, 미국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가 자산배분전략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대는 신흥국, 특히 중국의 투자가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는 시대였다면 내년은 생산성 혁신을 바탕으로 미국 소비가 성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비중은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반면 소비비중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추세”라며 “투입량 증가와 신흥국 투자가 주도하는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양적완화(QE)와 달러화, 유가 등 유동성과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간주되던 지표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펀더멘탈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자동차산업의 기술혁신, 헬스케어·바이오 섹터의 성장에 계속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물론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 협상, 유럽에서 분리주의 확산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증대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채권 전성시대는 마감하고 자산배분은 채권보다 주식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의 선호 순서는 미국, 신흥국, 일본, 유럽 순으로 제시했다.
이어 “산업에서는 성장성과 경쟁력을 갖춘 미국의 IT 소프트웨어, 반도체, 전기차 선두기업, 글로벌 채권에서는 브라질 및 인도채권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