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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여야 3당 지도부, 반기문과 대권 이야기 나눌까?

김성곤 기자I 2016.09.14 08:00:00

정세균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여야 3당 원내대표 동행
6박 8일 방미 일정 하이라이트는 반기문 총장과의 면담
정세균·정진석·우상호·박지원, 반기문과 인연 남달라
여야 지도부와 차기 1순위 주자와의 회동에 관심 증폭

미국을 순방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 일행이 현지시각 12일 미국 워싱턴 알링텅 국립묘지를 방문,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6박 8일간의 미국 순방에 나섰다. 국회의장 취임 이후 첫 해외순방이다. 정 의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의원외교의 일환이다. 특히 북한의 제5차 핵실험에 따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국 의회 지도자간 북핵 해법 등도 모색한다. 여기에는 정진석 새누리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동행한다.

현지시각 12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정 의장 일행은 알링턴 국립묘지에 참배하고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했다. 13일에는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 면담을 포함해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면담,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의 오찬 등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전직 주한대사·주한사령관 간담회,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 UN대사 주최 오찬, 특파원·동포간담회, 실리콘밸리 한국 기업인 및 과학자 면담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차기 주자 1순위 반기문과 여야 지도부 만남에 화제 만발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역시 반기문 총장과의 만남이다. 정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오후 미국 뉴욕에서 반 총장과 45분간 면담을 가진다. 통역이 필요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다. 특히 지난 6월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미했던 이해찬 무소속 의원과 반 총장의 회동이 우여곡절 끝에 불발됐다는 점에서 반 총장과 국내 거물급 정치인들의 면담은 화제를 모은다.

더구나 반 총장은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월 방한 이후 20%대 초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여권의 대표적인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반 총장의 등장으로 차기 지형은 뿌리째 뒤흔들렸다. 이른바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붕괴된 것은 물론 반기문·문재인·안철수 빅3 구도가 전개됐다. 반 총장의 등장으로 여권의 유력 차기주자들은 기를 못펴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의장 일행과 반 총장의 면담에서는 차기 대권 이야기가 직간접적으로 화두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야기가 이날 면담의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국내 정치지형을 감안할 때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는 쉽지 않다. 특히 반 총장은 정 의장은 물론 여야 3당 원내대표와도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다. 형식적이고 딱딱한 이야기만 아니라 속내를 어느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의 사이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과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 의장과 야당 원내대표들은 다소 불편한 관계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반기문, 정진석과 우호적 관계…정세균·박지원·우상호와는 다소 불편

우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여권을 대표하는 충청권 정치인으로 반기문 대망론의 선두주자다. 과거 언론사 근무 시절 워싱턴특파원을 지냈던 정 원내대표는 당시 주미대사관 정무공사였던 반 총장을 취재원으로 만나 20여년간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 5월 반 총장이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했을 때에는 헤드테이블에 앉아서 반 총장과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정 원내대표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충청인들이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으면 내년 12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낼 수 있다. 충청인들이 합심하고 협력한다면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고 꿈꿔 왔던 충청 대망론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 총장과 야권 인사들의 교분도 남다르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르기 전 야당 집권 시절 승승장구했다. 국민의정부 시절 외교부 차관을 지냈는데 박 원내대표는 문화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원내대표는 “YS 때 청와대 수석을 했던 사람이 DJ 정부 시절 ‘입각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직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 그 다음 정권에 또 자리를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 이렇게 권력욕이 큰 사람은 대권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비서실 외교보좌관을 거쳐 외교통상부 장관도 역임했다. 정 의장은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과 산업통상부 장관을 역임했고 우 원내대표 역시 대변인을 역임하며 반 총장과 크고작은 인연을 맺어왔다. 정 의장은 뒷날 “제가 그분하고 같이 내각에서 일을 했었는데 벌써 10여 년이 지났으니까 이분이 얼마나 성장하셨는지는 모르겠다”면서 “그 당시 내각에 있을 당시에는 이분이 우리 대한민국을 책임질 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우 원내대표는 과거 “대변인 시절 때 반 총장이 차관이었고, 그때 당정을 많이 했다. 성향은 안 맞았지만 잘하셨다. 외교 공무원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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