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상하이를 시작으로 남부의 창장삼각주에서만 발생했던 H7N9형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 환자가 북부 베이징에 이어 중부 허난(河南)성에서도 발견돼 누적환자가 51명에 달한다고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전날 베이징시에서는 7세 여자아이가 H7N9형 AI 환자로 판정된데 이어, 상하이시에서는 부부가 잇따라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사람 간 전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허난 성에서 발견된 34세 남성과 65세 남성은 모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들과 접촉했던 19명의 사람들에게는 아직 이상 증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앞서 13일에는 베이징시에서도 7세 여자아이가 처음으로 H7N9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의 아버지는 가금류 거래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인구가 2000만 명에 달하는 베이징시는 H7N9형 AI 가 확산될 경우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보고 가금류 사육·판매자, 살처분 관여자 등 40만 명을 상대로 감염 검사를 하고, 생가금류 유통 시장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또 상하이시에서는 13일 H7N9형 AI 확진 환자 위(於)모씨의 남편인 구(顧)모씨 역시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며 사람 간 전염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대만 질병통제센터에서는 남부에 한정됐던 H7N9형 AI가 중·북부로 확산된 데는 철새 이동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질병통제센터는 “저장(浙江), 장쑤(江蘇)성 등지에 머물던 철새 떼가 번식 등을 위해 북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것”이라며 “이렇다면 앞으로 북부에서 더 많은 감염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CMP는 미국식품의약청의 말을 빌어 “H7N9형 AI는 조류에게는 감기같이 가벼운 질환이지만 인간에게만 치명적인 희한한 바이러스”라며 “이런 ‘인간 친화적’ 특성이 감염 경로를 더욱 찾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중국 보건 당국은 7개월 안에 H7N9형 AI 백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식품의약청에서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