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코창…깜깜한 바다 위 촛불만찬

조선일보 기자I 2009.02.19 12:20:00

남쪽나라에서 만난 2월의 여름
더 따뜻한 남쪽나라로_ 태국 코창

[조선일보 제공] 태국 마니아들도 방콕이나 푸껫의 '번잡한 대중성'이 가끔은 피곤하다고 말한다. 이런 이들에겐 칠흑 속 둘만의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태국 코창(Ko Chang) '캔들라이트(candlelight·촛불) 보트여행'이 고마울 듯하다.

'태국 여행'하면 떠오르는 코끼리 타기, 눈처럼 흰 해변, 풀 빌라(pool villa) 리조트 등은 코창에서도 기본. 여기에 아주 느리게 서로를 돌아볼 수 있는 '촛불 조각배'가 더해져 익숙함 속 새로움을 선물한다. 촛불이 밝혀주는 만찬은 코창 남부 수상마을 사락 콕(Salak Khok)에서 즐길 수 있다. 여행 온 두 사람만의 공간과 하늘 그리고 수많은 별들이 좁고 기다란 태국 전통 배를 장식한다. 캄캄한 바다 위를 밝히는 건 배 위 촛불뿐이다.

▲ 따뜻한 그곳에 가면 사랑도 더 뜨거워지는 법. 태국 코창에 있는 데와(Dewa) 리조트에 한없이 누워만 있어도 좋겠다.

 
날렵한 태국 섬마을 뱃사공이 루아 마드(Rua Mard)라 불리는 전통 배를 능숙하고 가볍게 운항한다. 좁은 수로를 따라가다 배가 큰 호수처럼 물이 넓어지는 태국만(灣)에 다다르면 물길이 잔잔해진다. 어둠이 내려앉는 사이 화려한 조각배 하나가 우리 옆까지 다가온다. 태국 아가씨가 펼쳐놓는 화려한 만찬이 배 위에 올라온다. 로맨스를 위한 화이트와인도 빠지지 않는다. 머리 위로는 별들이 느릿느릿 포물선을 그린다. 어둠 속에 촛불이 은은하게 조각배를 밝혀주는 사이 고요한 둘만의 공간이 열린다. 갓 결혼한 부부라면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번 어둠과 고요 속에서 속삭이고, 중년의 오랜 친구들은 함께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본다. 서로에 대한 오롯한 믿음과 만찬의 포만감을 가득 안고 되돌아오는 물길, 마음 속으로 '안단테, 안단테(andante, andante·느리게, 느리게)…'를 읊조려 본다.

▲ 캔들라이트 보트.

≫여행정보_ 코창은 태국 동쪽 끝에 있는 두번째 큰 섬으로 1982년 국립해양공원으로 지정됐다. 코창은 태국 말로 '코끼리 섬'이라는 뜻. 섬 모양이 잠자는 코끼리를 닮았다.

가는 길 방콕, 푸껫에 비하면 코창을 찾아가는 길은 인내를 요구한다. 방콕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뜨랏(Trat)에서 코창 들어가는 페리(ferry)로 갈아타야 한다. 여기서부터 코창은 약 30분 거리지만 물때가 맞지 않으면 한나절 기다릴 때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여행 문의 코창에 있는 '코끼리 투어'를 통해 캔들라이트 보트 예약이 가능하다. 2인 식사 포함 약 2000바트(약 8만3000원). www.kochang.kr 66-83-700-0083. 태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9-5417~8· www.visitthaila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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