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신한지주는 올들어 외국인의 순매수가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이다. 연간 상승률은 15.71%로 시장평균 수익률(3.99%)을 웃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올해 집중적으로 내다 판 종목이다. 수익률도 좋지 않다. 마이너스 6.98%로 시장평균을 밑돈다.
올들어 11조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판 외국인이지만 그들이 찜했던 종목의 수익률은 좋았다. 내년에는 어떤 종목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 것인가.
예측이 쉽지 않은 질문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 반등을 감안할 때 IT 등 경기회복 민감주와 금융주가 외국인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외국인 뭘 사고 뭘 팔았나
올들어 외국인의 매도는 전기전자에 집중됐다. 순매도 1위가 삼성전자(005930)다. 이와함께 LG전자와 하이닉스, 삼성SDI, LG필립스LCD 등 내로라 하는 대형 IT주들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종목에 들었다.
이승우 신영증권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외국인이 한국물을 줄이는 상황에서 시총비중이 높은 전기전자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만 IT업체의 밸류에이션이 한국에 비해 싸 보인데다, 대만업체가 환율 영향도 덜받아 국내 IT가 상대적으로 더 소외받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에는 은행주가 비교적 많고 M&A테마주도 일부 포함돼 있다.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집계한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4.21%로 시장평균을 5배 가량 웃돈다.
국내기관투자가들이 순매수한 종목(상위20)의 수익률도 15.07%로 양호한 편이지만 외국인 선호 종목이 올해 거둔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내년에는 어떤 종목이
내년에는 어떤 종목이 외국인의 눈길을 끌 것인가.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IT와 경기회복 민감주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가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 터닝포인트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회복에 민감한 IT와 산업재(조선 기계) 경기회복소비재(자동차) 등에 외국인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석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T와 금융부문의 모멘텀이 강해 외국인이 산다면 이를 사지 않을까 싶다"고 짐작했다. 임 연구위원은 "내년은 경기싸이클 곡선이 우상향하는 회복국면으로 기업이익도 견조할 전망"이라면서 "따라서 업황호전 업종의 대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IT로 발길을 돌릴 것인가.
이승우 연구위원은 "올해 삼성전와 하이닉스는 세계 주요 메모리업체 가운데 가장 조정을 크게 받았다"면서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IT를 매도한 상황에서 내년에 추가적으로 더 팔것 같지는 않다"고 봤다.
그는 "IT기업의 실적은 올해 보다 내년에 더 좋을 것"이라면서 "특히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월 실적발표에서 두드러진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달들어 나타난 외국인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은 12월들어 현대상선 국민은행 등 11월까지 순매도하던 종목을 사고 있고, 특히 LG필립스LCD 하이닉스 현대차 등 IT와 자동차 업종을 순매수하는 등 투자 패턴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해당 종목이 내년을 위해 이미 찜해 놓은 종목인지는 분명치 않다.
안 연구위원은 "이러한 외국인 매수 종목의 변화가 향후 추세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외국인의 업종별 혹은 종목별 시각 변화는 항상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증시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이 같은 시각 변화는 충분히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