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880년대에는 나무와 말, 촛불의 세계에 살았지만 1900년대에는 철강과 철도, 전기의 세계로 바뀌었다”며 “우리는 지금 바로 그런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AI가 과거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경제·산업 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AI 관련 투자를 현재 블랙스톤의 가장 중요한 투자 과제로 평가하고 있다.
블랙스톤의 AI 투자 전략은 데이터센터에서 출발했다. 2021년 약 100억달러에 인수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QTS가 대표적이다. 당시 블랙스톤은 QTS가 확보한 부지와 전력 공급 능력이 향후 10년간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수 완료 후 불과 18개월 만에 기존 확보 부지의 개발 여력이 소진됐다. 블랙스톤은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데이터센터 업체 에어트렁크까지 인수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최근 부채 부담으로 금융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는 코어위브와도 연결돼 있다. 블랙스톤은 2023년 코어위브가 보유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거래에 참여했다. 당시 코어위브는 암호화폐 채굴업체에서 AI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하던 시기였다. 그레이 사장은 처음에는 암호화폐 채굴업체 출신 기업에 수십억달러를 빌려준다는 제안에 의문을 품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투자 기회가 됐다고 회고했다.
블랙스톤은 최근 구글과 손잡고 구글의 자체 AI 반도체를 활용하는 클라우드 사업 ‘크럭스AI’도 추진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다른 5개 금융기관과 함께 엔비디아 고객사에 총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가스발전소와 재생에너지, 배터리 저장시설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
그러나 AI 투자 확대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입주 기업들이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기술 발전으로 기존 반도체와 설비 가치가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블랙스톤이 추진한 일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주민 반대로 차질을 빚었고, 투자기업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장 계획도 철회되거나 연기됐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수나이나 신하 할데아 글로벌 사모자본 자문 책임자는 AI 인프라의 투자 기회가 막대하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기존 인프라보다 기술 노후화와 계약의 질을 훨씬 더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랙스톤은 투자 대상 기업들의 경영에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280개가 넘는 포트폴리오 기업에 AI 활용을 확대하는 한편, 자체 투자위원회에서는 14년 이상의 내부 투자자료를 학습한 AI 모델이 투자 검토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
코어위브의 신용위험 급등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블랙스톤의 대규모 베팅이 성공할지는 실제 수익 창출 능력에 달려 있다. 그레이 사장은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면서 장기간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