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중동국가에서의 K스마트팜 성공 사례가 향후 국내 농가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매년 30여종 작물, 최적의 재배 레시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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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이 연구소에서 실증을 마친 수직농장 설비·재배 기술 등을 그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립농업연구센터 시범온실로 옮겨가 내년부터 작물재배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 3개사와의 컨소시엄으로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스마트팜 수출활성화사업’을 따내면서 중동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엔 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중국의 농업농촌부 부장과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아 K스마트팜의 우수 사례를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강창원 농심 스마트팜사업팀장은 “우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재배기술 모두를 직접 만들어 턴키 모델로 공급한다”며 “스마트팜 특성상 초기 설치비용이 상당히 들긴 하지만 LED전구와 같은 소모품을 제외하고는 반영구적인 설비이고 일반적인 수직농장보다 생산성이 30%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심은 연구·개발의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재배환경 조성에 성공하면서 상추는 1년에 12번, 많게는 18번까지 수확이 가능한 수직농장 기술을 확보했다. 딸기의 경우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더라도 재배기간이 1년 중 5~6개월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선 1년 열두 달 재배·수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수직농장의 작물 생산이 일률적으로 잘되는 건 아니다. 작물마다 선호하는 빛, 빛을 원하는 시간 등이 다 달라 ‘맞춤형 레시피’ 기술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약 30년 동안 매년 30여종씩 최적화된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축적해왔다”고 했다.
“해외서 먼저 기술력 입증…국내 농가에도 도움될 것”
농심이 스마트팜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995년으로 거슬러간다. ‘포테토칩’ 원료로 쓸 국산감자 품질 제고·수급 안정을 위해서였다. 2008년엔 안양공장 내 수직연구소를 설치했고 10년 뒤엔 특수작물 연구를 위한 60평형 재배시설, 200평의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세워 사업화 추진에 나섰다. 2022년엔 중동국가인 오만 정부의 발주로 수출에 성공해 중동 진출의 씨앗을 뿌렸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범온실 운영은 중동 진출의 본격화 선언과 다름 없다. 농심이 특히 중동시장에 사활을 거는 건 지정학적 특수성과 기후여건 등의 면에서 최적의 수출 무대란 판단에서다. 중동지역은 식량안보 위기감이 높은 지역이다. 노지 재배가 쉽지 않아 농작물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잦은 내전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에 수입 물량의 원활한 수급도 보장되지 않는다. 한국 농작물을 직접 수출하기엔 신선도 유지가 난제이고 물류비도 만만찮다.
농심 관계자는 “스마트팜이란 첨단기술이 우리 농민들에게 혹시 모를 피해를 끼칠까 우려해서 처음부터 해외 수출만 염두에 뒀다”며 “중동은 농업 불모지인데다 오일머니가 많아 초기 투자비 부담이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공략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척박한 중동 땅에서의 K스마트팜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이 기술을 향후 국내에서 활성화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농업시장 개방의 파고를 맞고 있는 국내 농가들로선 경쟁력 강화, 생산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석호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의 스마트팜 기술력이 해외에서 증명된다면 국내 보급을 늘려 농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도 적용해야 한다”면서 “초기 시설투자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정부와 기업, 농민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