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허리 아프고 다리가 저리면 허리 디스크병?

이순용 기자I 2023.05.04 08:31:50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와 다리에 저림 등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김모 씨(여· 57)와 박모 씨(여· 64)는 각각 척추전방전위증과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 받았다.

허리디스크병은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돌출하거나 터져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나 골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환이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은 반드시 디스크탈출증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신경을 누르는 자극이 있다면 디스크탈출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 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협착증이 생기면 허리디스크 탈출증처럼 요통이 발생하며,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 심하면 운동신경이 마비되는 증상도 나타난다.

위쪽의 척추뼈가 아래쪽 척추뼈 앞쪽으로 어긋나는 질환인 척추전방전위증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요통이 나타나면서 엉치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아픈데, 어긋난 정도가 심할수록 요통도 심해진다. 또 척추 뼈가 앞으로 빠지면서 신경조직을 누르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저려서 잘 걷지 못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은 서로 다른 질환임에도 증상이 유사해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구별되는 차이점도 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것은 물론 앉아 있거나 누워 있어도 아플 때가 많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앉아있을 때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걸으면 점차 다리가 아프고 저린다. 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으면 통증이 사라지 특징이 있어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조금 걷다가 한번씩 쪼그려 앉아 쉬어가는 ‘신경학적 파행’ 증세를 보인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자세를 바꿀 때, 움직일 때, 걸을 때 허리가 아프다. 특히 오래 걸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져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게 되는데, 심한 경우 잘 때 돌아눕다가 깨기도 한다.

척추질환은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초기에 진단받을 경우 도수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 그 다음 단계인 신경치료 시술을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척추 질환 환자의 90% 이상은 수술 없이도 증세가 나아지며,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10% 이하다.

척추 질환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같은 증상이라 해도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고, 환자마다 느끼는 통증의 양상이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허리나 다리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척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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