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밤새 수도권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노년층 낙상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 내리는 눈은 낮은 기온으로 노면 자체가 얼어 조금만 부주의해도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철 낙상사고는 추위로 굳은 근육이나 뼈가 크게 다치는 등 골절도 주의해야 한다..
◇뼈가 약한 노년층의 낙상 골절 잦아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몸의 거의 모든 뼈에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뼈가 약한 노년층이 쉽게 골정상을 입는데, 균형감과 운동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노년층은 순간적인 미끄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국민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골절 환자 수는 60세 이상 고령자에 집중됐다. 골반 골절환자 수는 70대에서 34%(106,752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대퇴골 골절환자는 80세 이상이 71,529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인 37%를 차지 했다. 무엇보다 골다공증이 심할수록 골절 발생 확률이 높고, 부러진 경우에도 분쇄 골절과 같이 심하게 다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 노년층의 경우 폐경을 겪으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함에 따라 하체 근육과 골(骨) 손실이 커져 크게 다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 노인의 낙상률은 16%로 남성노인 8.7%보다 2배 가량 높아 골절의 위험도 그만큼 크다.
◇고관절 골절, 고혈압, 당뇨 등 합병증 생길 수 있어 주의
노년층의 낙상사고 중 고관절 골절은 빈도는 적어도 한번 발생을 하면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하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리고, 다치기 이전으로 완전하게 회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고령자의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의 노인들이 지닌 내과적 질환이 고관절 골절로 누워만 지내다가 2차적인 문제로 나타난다. 움직이지 못해 심폐 및 방광기능이 저하되거나 욕창이나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 고관절 골절상 후에 심혈관 질환 등의 다양한 합병증으로 1년 이내 사망률이 25%에 이른다 는 국민안전처의 통계가 그 심각성을 말해준다.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은 “골절이 발생한 부위와 골절로 어긋난 정도에 따라 수술 여부 및 수술의 종류가 결정된다”며 “경부 골절이 심하게 어긋나지 않거나 나이가 젊으면 주로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고, 나이가 많거나 경부 골절이 심하게 어긋났을 경우 인공관절 수술로 기능을 회복시킨다”고 설명했다.
◇발목과 무릎이 삐끗, 조기 퇴행성 관절염 부를 수 있어
비교적 젊은층에서는 발목과 무릎에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흔하다. 미끄러지면서 발목이 삐끗해 생기는 ‘발목 염좌’는 방치하다 만성 통증에 시달리거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대부분 가벼운 통증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낙상으로 무릎이 꺾이거나 돌아가면서 무릎 관절 안에 있는 연골판 또는 인대 등이 손상을 입는 경우에도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릎의 인대나 연골판이 손상되는 경우 연골간의 충돌이 생겨 쉽게 뼈 연골이 손상될 수 있는데, 한번 손상된 연골은 회복이 힘들어 외상으로 인한 관절염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겨울철 넘어져 다쳤을 때는 별다른 외상이나 큰 통증이 없어도 반드시 병원에 와서 검사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빙판길 낙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적은 보폭으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 표면과 신발 밑창 사이의 마찰력이 감소할수록 예기치 않은 미끄러짐 가능성이 높으므로 밑창이 밋밋하기보다 요철 모양이 있는 것을 신고, 밑창이 닳았다면 교체가 필요하다.
고령자의 경우에는 주택에서 낙상사고의 약 72%가 일어나는 만큼 실내에서도 미끄럼 방지 매트나 카펫 등을 깔고, 화장실 바닥의 물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바닥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 등을 붙이거나 욕조 옆에는 손잡이 등을 설치하는 것도 추천한다. 골 밀도 감소에 의한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화된 노인들은 골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평소 골밀도를 높이는 운동과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