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는 진화중..`체질 강한 회사` 된다

김상욱 기자I 2007.11.29 09:31:03

극적 턴어라운드 달성..올해 영업익 1조 돌파 전망
`체질 강한 회사` 목표..증시 반응도 긍정적
권영수 사장 "아직 정상 아니다"..새로운 도전 강조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LG필립스LCD(034220)(LPL)가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지난 3분기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LPL의 성장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기세다.

권영수 사장 취임후 1년여를 맞는 LPL은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체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권 사장은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LPL은 지금도 `새로운 신화창조`를 위한 극한도전에 나서고 있다.

◇극적인 실적 턴어라운드..`한편의 드라마`

올해초 LPL의 분위기는 암울 그 자체였다. LCD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했고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조직의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1분기에는 2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CEO로 부임한 권영수 사장은 우선 LPL의 조직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그는 `배려`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조직정비에 나섰다.
 
권 사장은 "배려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와 공감해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이를 실천할 때 강력한 추진력이 발휘된다"고 강조, 배려경영 전파에 힘썼다.
 
그는 동시에 극한도전의 정신도 강조했다. "극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업무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제로베이스의 관점에서 업무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배려경영과 극한도전이 어우러지면서 LPL의 조직분위기에도 변화가 일었다. 
 
이는 결국 LPL이 지난 2분기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틀이 됐다는 평가다.

LPL은 3분기에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69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3분기 실적은 LCD업계 1위인 삼성전자 LCD총괄의 실적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맥스캐파` 통해 수익기반 확보..8세대 투자로 시장주도권 유지

LPL의 이같은 실적은 조직분위기 쇄신과 함께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의 결과라는 평가다.
 
LPL은 우선 지난 3월부터 맥스캐파(Max Capa) 조직을 신설, 가동중인 기존공장의 설비활용을 극대화하는 활동을 벌였다.

이같은 노력은 월 11만장 수준으로 여겨지던 7세대 라인의 생산능력이 추가적인 투자없이 월12만7000장까지 확대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별다른 생산설비 투자가 없었음에도 LPL의 총 생산능력은 3분기까지 30%이상 향상됐고 제품출하량도 39%이상 증가했다.

구매와 설계, 공정 등 전분야에서 원가절감(CI)모델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TV와 IT용 LCD 원가절감형 제품은 2차 모델까지 개발됐고, 3분기에는 이미 내년을 겨냥한 원가절감 모델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LPL은 특히 올해 고객기반이 강화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LCD TV 고객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고객들을 확보해냈다. 올해 북미시장 LCD TV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지오(Vizio)가 대표적인 사례다.

LPL은 대형 TV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아래 과감히 5.5세대 투자를 포기하고 8세대 생산라인 투자를 결정했다. 8세대 라인은 오는 2009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강한 회사로 재탄생`..시장 평가도 긍정적

LPL은 내년 목표로 `체질이 강한 회사`를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면 시장상황에 민감한 LCD산업의 특성에 대비해 어떤 상황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권영수 사장이 지난 2분기 실적발표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힘쓰기보다 이익을 잘 내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LPL은 맥스캐파 활동, 원가절감 모델 개발,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등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정착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내년에도 이같은 노력들이 더욱 강도높게 추진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로선 이같은 LPL의 목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내년에도 LCD패널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LPL이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가에서도 LPL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시장상황과 함께 북경 올림픽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된다"며 내년에 LPL이 사상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LPL의 목표주가로 7만2000원을 제시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비슷한 평가다. 그는 "내년 LCD패널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패널업체들의 협상력이 더욱 강화되고, 이는 이익률의 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LPL의 경우 중국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북경올림픽에 따른 중국소비 증가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높였다.

◇권영수 사장 "아직 정상 아니다"..새로운 도전 강조

LCD 시장상황이나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LPL의 여전히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올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태세다.

▲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권영수 사장은 최근 "지금은 베이스캠프에 도달한 것일뿐이며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정상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선 모두가 하나가 되는 `강한 팀워크`를 발휘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제 LPL이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들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우선 이미 투자계획이 발표된 8세대 생산라인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생산성과 효율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이미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8세대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대형 TV패널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8세대 라인의 차질없는 가동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또 권 사장이 이미 밝혔듯 필립스의 지분매각이후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과제도 남겨져 있다. AM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역량확보와 시장공략도 요구되고 있다.
 
권 사장 자신도 "올해를 고등학교 3학년의 시간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올해를 지내고 보니 내년이 진짜 고3으로 생각된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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