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창균기자] 당정이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이 조성하는 공공택지 조성원가를 공개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조성되는 택지 조성원가를 알 수 있게 된다. 공개항목은 ▲용지비 ▲조성비 ▲직접 인건비 ▲이주대책비 ▲판매비 ▲일반 관리비 ▲기타비용 등 7개 항목이다. 용지비에는 토지수용비용, 지장물 철거비용 등이 포함되고 조성비에는 상하수도, 도로, 공원 조성비용과 함께 광역도로 및 전철 공사비용 등이 포함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수요자의 알권리가 충족되고 공기업은 `땅장사` 비난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지공사는 올 국정감사에서 택지지구 조성으로 수천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택지조성원가가 공개되면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더욱 세분되는 셈이어서 분양가를 안정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택지조성원가 공개시점이 공사초기 단계여서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기술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또 택지 조성원가 공개가 곧바로 택지가격 인하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다. 이미 분양원가(5개 항목)가 공개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분양가가 떨어지지 않은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전문가들은 택지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조성원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반시설비용을 재정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판교의 경우 전체 조성원가 7조8670억원 가운데 20%인 1조6000억원이 광역도로와 전철 등 기반시설비용이다.
기반시설비용을 제외할 경우 조성원가는 평당 734만원에서 평당 580만원선으로 떨어진다. 아파트 분양가 역시 최소 평당 100만원 이상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신도시의 경우 기반시설 설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조성원가가 토지수용가격의 5~7배 정도에 달한다"며 "이 비용만 재정에서 지원해도 조성원가를 수용가격의 3~4배 정도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토지수용을 위한 토지감정평가체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 현재 토지보상가격은 시행사와 주민이 각각 추천한 감정평가사의 감정가격을 산술평균해서 산정한다.
문제는 주민들이 추천하는 감정평가사의 감정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에 따르면 주민추천 감정평가사의 감정가격이 시행자측의 감정가격보다 2~28%, 평균 15% 정도 높다.
주공 관계자는 "주민추천 감정평가사들은 시세에 근접하게 감정가격을 책정한다"며 "특히 땅값이 급등한 지역의 경우 감정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