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5.22%를 넘어서며 19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견조한 기업이익이 증시의 하단을 떠받치고 있지만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결국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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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8.64포인트(0.93%) 오른 5만1828.6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51% 상승한 7743.41, 나스닥종합지수는 0.48% 오른 2만7068.71을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국채금리가 시장을 짓눌렀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5.22% 안팎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단계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미국은 경제 봉쇄를 해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유가가 먼저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3% 떨어진 배럴당 92.4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도 2.14% 하락한 104.32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를 동시에 자극했던 만큼 유가 하락은 채권시장에도 숨통을 틔웠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고점에서 밀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전장보다 4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떨어진 5.16%까지 내려왔다. 2년물도 8bp 하락한 4.85%를 기록했다. 다만 30년물 금리는 1bp 오른 5.49%로 20여년 만의 고점권을 유지했다.
AI주 강세도 증시를 떠받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코파일럿에 코딩 도구와 상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 등 새로운 기능을 공개하면서 3.66% 상승했다. 아카마이는 AI 기업 앤스로픽과 116억달러 규모의 7년짜리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3.2% 올랐다. 퀄컴과 델도 약 4~5% 뛰었다.
토머스 마틴 글로벌트인베스트먼츠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카마이 계약에 대해 “사람들이 여전히 투자하고 있고 거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실제 자금 집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급등에도 주간 상승…증시가 버티는 이유
더 눈에 띄는 것은 오늘 하루가 아니라 이번 주 전체 흐름이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3% 올랐고 S&P500은 1.2%, 나스닥은 2% 상승했다. 특히 S&P500 정보기술 업종은 약 3% 뛰어 11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메타는 이날 하락했지만 새로운 AI 에이전트 ‘뮤즈(Muse)’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번 주에만 12% 넘게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채권시장에서 벌어진 일과 대조적이다. 이번 주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30년물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과 이란 전쟁에 따른 높은 에너지 가격, 강한 경제지표가 동시에 금리를 밀어올렸다. 시장이 반영하는 10월 0.25%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66%로 이번 주 초 약 50%에서 크게 높아졌다.
그런데도 주식시장이 버틴 배경에는 견조한 미국 경제와 기업이익이 있다. 이날 발표된 8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다. 특히 AI 관련 자본지출이 제조업 자본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기업이익 전망 개선은 높은 금리에도 증시를 지탱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이번 주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를 밑돌아 202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AI 관련 대형 기술주들이 최근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을 상당 부분 이끌고 있다.
카일 로다 캐피털닷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견조한 수요와 강한 기업이익, 지정학적 위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세 가지 거센 흐름 속에 있다”며 “기업 수익성이 시장을 지지하는 바닥을 제공하는 반면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은 상승을 제한하는 천장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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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균형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 배경으로 강한 성장 전망과 정부 부채 우려,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꼽았다. 그는 “성장 지표가 상당히 견조하게 나오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UBS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는 시장이 현재 반영하는 것보다는 연준의 긴축 강도가 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의 기본 전망은 연준이 12월 한 차례 금리를 올린 뒤 동결하는 것이다. 그는 “견조한 성장과 강한 기업이익은 시장이 완만한 긴축 사이클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리 상승이 계속될 경우 현재의 증시 회복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에릭 디튼 웰스얼라이언스 대표는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심리가 약화하고 약세 전망도 최근 2주 사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S&P500과 나스닥이 최근 고점에서 불과 1% 안팎 아래에 머물 정도로 시장은 “놀라울 만큼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어느 시점에는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AI 투자와 기업이익이 고금리 충격을 버텨내는 힘을 보여줬지만,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 같은 균형이 언제까지 유지될지가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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