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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 대대를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주둔 미군 병력 5000명 철수도 함께 발표됐다.
당초 이번 배치는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억지력 강화 목적으로 추진한 계획이다. 사거리 1500km 이상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SM-6 탄도미사일, 신형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 ‘다크 이글’로 무장한 대대를 올해 안에 독일에 주둔시키기로 했었다. 당시 독일, 프랑스, 폴란드,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은 유럽 독자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ELSA’ 프로그램도 별도로 출범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계획을 돌연 뒤집은 배경에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갈등이 있다. 메르츠 총리가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출구 전략이 없다고 공개 비판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배치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의 충격이 미사일 배치 그 자체를 넘어선다고 경고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뮌헨 연방군 대학교의 카를로 마살라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 조치가 크렘린에 보내는 메시지는 미국이 유럽 안보 보장자로서의 핵심 역할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울리케 프랑케 선임연구원은 “이건 악몽”이라며 “트럼프가 파괴구(건물 철거용 쇠공) 정책으로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 각국이 독자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더라도 최소 5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영국과 독일이 2024년 공동 개발에 합의한 사거리 2000km급 미사일은 2년이 지난 현재도 산업 계약조차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독일은 2025년 미국산 토마호크와 ‘타이폰’ 발사 시스템 구매를 공식 요청했지만 인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계약 체결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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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공백과 함께 경제 충격도 가시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했다. 자동차 산업이 핵심 수출 기둥인 독일로서는 직격탄이다.
WSJ는 이미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대미 수출이 위축된 독일이 이번 관세 인상으로 추가 타격을 입게 됐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독일 정부는 올해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기업 체감 경기는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독일은 방위비를 대폭 늘려 오는 2029년까지 유럽 최대 재래식 군사력 보유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하지만 국방비 확충의 재원이 될 경제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유럽 재무장은 미국산 무기 구매에 여전히 크게 의존하는데,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자국 무기 재고를 급속히 소진하면서 수출 여력 자체가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다음 변수는 7월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독일 정부는 이번 배치 취소를 예견했다는 입장을 보이며 표면적으론 충격 관리에 나서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자체도 현재 미사일이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열차가 역을 떠난 것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대서양 공동체에 대한 최대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닌 동맹 내 해체”라고 직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오는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연례 정상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안보 공백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오슬로 대학교의 파비안 호프만 미사일 기술 전문가는 “미국의 대통령 결정에 의존하지 않는 유럽 독자 해법 외에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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