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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주(2490.80) 대비 37.14포인트(1.49%) 오른 2527.9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잠시 2500선 밑으로 떨어진 채 장을 마쳤지만 하루 만에 회복했다.
한 주간 외국인은 2269억원을 사들였고 기관도 301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중 금융투자가 2735억원을, 연기금이 1390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6569억원을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가 2450~258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 만큼, 물가 우려가 한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를 둘러싼 이번 주 최대 화두는 FOMC 회의록 내용이 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과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준 의원들이 ‘긴축 지속’이냐 ‘선제적 인상’ 중 어느 쪽에 가중치를 두느냐를 볼 수 있는 FOMC 회의록에 따라 추가 상승의 폭이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견조한 고용과 물가 피크아웃(정점 통과)이 경착륙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에너지 하락에 기댄 물가 정점이라는 판단이 전제되면 긴축 속도를 앞당길 명분도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마트, 홈디포 등 미국 소비재 기업의 실적 발표도 주목해야 한다. 7월 발표된 물가 지표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유가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유통 기업의 실적이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점화할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물가와 주거비·임대료 등이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높은 물가 수준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미 연준의 매파들의 스탠스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 업황 우려 속 대규모 투자 기대도
물가 지표를 둘러싸고 거시경제의 혼돈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피에서는 3분기 실적이 빠르게 하향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코스피를 이끄는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실적은 가파르게 내려오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79조700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30% 내렸고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3조5472억원으로 7.81% 감소했다. 글로벌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과 엔비디아가 모두 반도체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줄인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가이던스 하향을 연달아 제시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 둔화가 기존 시장 예상보다 심화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의 비중이 더 큰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1483억원으로 한 달 사이 23.67% 감소했다.
실적 우려 속에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5만9100원에 마감하며 7월 1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5만전자’로 추락하기도 했다. 12일에는 6만20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상승 동력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경영 활동이 가능해진 만큼,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이란 판단도 나온다. 조만간 삼성전자가 보유한 124조원의 현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 빅딜에 나서거나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 등 신성장 사업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등 우려가 남은 상황에서 목표가 상향 조정은 부담스럽다”면서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수록 삼성전자의 잠재력이 부각되며 시장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