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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소울푸드 '치맥', 복부지방엔 '최악'

이순용 기자I 2019.06.17 08:46:1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바야흐로 ‘치맥 시즌’이다. U20 월드컵 축구 열기가 채 식지 않았고, 프로야구 시즌 역시 이어지고있다. 스포츠 응원과 함께 즐기는 치맥의 즐거움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바삭바삭 고소한 껍질, 촉촉한 순살, 입맛을 돋우는 양념이 어우러진 치킨을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다.

치킨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회식은 물론 야구장에서도, 캠핑을 떠나서도, 혼술할 때에도 치킨에 맥주를 찾는다. 치맥이 한국적 문화코드로 부상하며 ‘치맥 페스티벌’까지 열리고 있다.

◇닭고기, 튀겨낸 ‘치킨’은 다이어터의 적

어경남 부산365mc병원 원장은 “야식 최강자로 꼽히는 치킨이지만, 바캉스 등 목표를 앞두고 다이어트에 나서는 중이라면 치맥과 잠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자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터에게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조리법에 따라 칼로리가 달라지는 만큼, 튀긴 치킨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튀김옷을 입힌 뒤 노릇노릇 튀겨낸 프라이드치킨(닭튀김)은 한 조각당 약 200㎉다. 1인 1닭 트렌드에 따라 한마리(700g 기준)를 먹을 경우 1400㎉를 훌쩍 넘는다. 만약 간장·마늘 등 양념이 가미될 경우 칼로리는 더 높아진다. 치킨을 포기할 수 없다면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해보자. 기존 치킨의 껍질을 최대한 먹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맥주 한잔은 괜찮다? 식욕 높이고 살찌기 쉬운 체질로 변화

맥주도 체중감량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훼방꾼이다. 캔맥주 한 캔은 약 180kcal의 열량을 낸다. 칼로리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식욕을 높일뿐 아니라 살찌기 쉬운 체질로 만든다. 어 대표병원장은 “술을 자주 마실 경우 탄수화물을 중성지방으로 변환시키는 대사경로가 발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복부 내장지방이 붙기 쉽고, 소위 말하는 ‘술배’가 생긴다. 이런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수술로도 제거할 수 없는 데다가, 만성질환의 주범이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또 야밤에 마시는 맥주는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어 원장은 “평소엔 식욕조절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데, 유독 술만 마시면 달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는 사람이 있다”며 “이는 음주 후 체내 혈당조절이 불안정해져 당 섭취 욕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맥주에 들어가는 홉(hop)에 포함된 이소알파산은 쓴맛을 내 미각을 자극하고 식욕을 증진시킨다”고 덧붙였다. 맥주 한잔 후 치킨이 더욱 당기는 이유다.

◇치킨과 맥주의 콜라보, 치맥…건강엔?

맥주 등 알코올의 에너지는 열량으로만 이용될 뿐 직접적으로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안주를 무엇을 먹느냐가 술자리 다이어트의 성패를 가른다.

어 원장은 “알코올의 분자구조는 무척 작다. 따라서 술과 안주를 먹을 경우 분자구조가 작은 알코올이 먼저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며 “이후 신체는 더 이상 열량을 소비할 필요가 없어지는 만큼, 나머지 안주의 열량들은 고스란히 체내에 저장된다”고 말했다.

치맥을 먹을 경우 평균 4조각 이상의 치킨과 맥주를 먹게 되면 적어도 1000㎉를 섭취하게 된다. 이는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섭취량의 절반에 맞먹는 수준이다. 조깅을 2시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열량이다. 특히 여성은 술과 가까이 지낼수록 비만해질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연구결과 젊은 여성이 고위험 음주를 하면 전신 비만이 될 위험이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말하는 고위험 음주의 기준은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면서 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일 때를 말한다.

어 원장은 “치맥은 지친 일상의 고단함을 녹여줄 수 있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체중이 늘기 쉽고, 메뉴 특성 상 늦은 밤에 이를 섭취하게 돼 위염·식도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며 “맥주를 포기하기 힘들다면 저칼로리 제품을 찾고, 치킨은 닭가슴살볼 등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이어터가 치맥을 먹었다고 해도 좌절하거나 칼로리를 소모하겠다며 무리하게 굶지 말고, 다음날부터 다시 정상적인 식단을 회복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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