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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손잡고 설립한 연산 300만t 규모의 동남아 최초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자리 잡으면서부터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작년 12월 연간 300만t의 쇳물을 뽑을 수 있는 고로를 완공, 철강제품의 원자재가 되는 슬라브 150만t과 건설·조선용 후판 1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가 매년 포항과 광양에서 3800만t 가량의 쇳물을 뽑아내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많지 않지만, 해마다 10%씩 늘어나는 철강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수입으로 60%를 해결하던 인도네시아에서 300만t은 적지 않은 양이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준공 이후 인도네시아의 철강 생산 능력은 단번에 43% 향상됐다.
아직 첫 돌도 안된 찔레곤의 제철소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용광로에서는 매일 8300t의 뜨거운 쇳물이 쏟아지고, 압연 공정에서도 3400t의 후판을 생산한다. 고로에 불을 붙인지 불과 5개월 만의 성과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착공부터 초기가동까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박형근 크라카타우포스코 건설부장은 “워낙 철이 부족한 나라라 제철소 공사 부지에 놓아둔 철근이 다음 날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도 있었고, 무더운 날씨와 느긋한 현지인을 독려해 공기를 맞추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건설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지난 1월 첫 가동에 들어간 고로의 하부가 일부 파손돼 일주일간 가동을 멈추는 사고도 겪었다.
현재 정상궤도에 오른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철강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사업 역량과 제철소 운용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곳은 한국의 앞선 철강 기술력을 외국에 실현한 첫 사례. 제철소 건설 초기 하나부터 열까지 외국기술에 의존했던 포스코가 46년이 지나 가장 경쟁력 있는 글로벌 철강사 1위 자리를 5년째 유지하듯 인도네시아도 찔레곤에서 철강신화가 재현하기 바라고 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 8월 가동 후 최초로 슬라브와 후판 판매량이 월 목표량인 20만t을 넘었다.
슬라브 제품은 크라카타우스틸이나 구나완 등 현지 철강사가 주로 구매하고 있으며, 후판 역시 현지 중공업체인 찌트라조선과 코린도중공업을 비롯해 세계적 중공업체인 캐터필라 현지 법인 등에서 사고 있다. 데니스 쿤카 캐터필라 본사의 글로벌통합구매 책임자는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이른 시일 내 품질 안정화를 이뤄낸 포스코의 저력에 놀랐다”며 “시장 대응이 매우 빠르고 정확해서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생산한 제품의 60~70%는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인접 국가에 수출한다.
이재헌 크라카타우포스코 수출부장은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를 잇는 동남아 철강벨트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3년 내에 품질이나 납기 수준을 본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초기 안정화는 현지인 교육과 국내서 파견한 최고 기술자들의 공이 컸다.
직원 2360명 중 2180여명이 모두 현지인이다. 포스코는 착공 이후인 2011년부터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직무 교육을 진행했다. 2012년에는 현지 신입 엔지니어 550명이 7차에 걸쳐 포항 및 광양제철소에서 실무 교육을 받고 귀국했다. 아울러 30여 년 경력의 베테랑 철강 전무가 100여 명이 이곳에서 현지 직원들에게 전문적인 기술과 현장 관리에 관해 알려주고 있다.
정태수 크라카타우포스코 대외협력부장은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에 매진하고 있다”며 ‘스맛앙!(Semangat·인도네시아어로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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