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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50년 산증인, ‘이지송 LH 사장’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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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원 기자I 2013.05.14 09:46:36

현대건설 워크아웃 위기서 구한 뒤 LH 경영정상화 추진
지난해 200억 규모 스톡옵션 권리 포기…공직자 면모 선봬
퇴임 후 모교 석좌교수로 재직…살아있는 경험 전수 예정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국내 건설업계의 거목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4일 LH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사장으로 취임한지 3년8개월, 건설업계에 발을 내딛은지 50년 만이다.

이지송 사장은 1965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한강유역합동조사단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수자원공사를 거쳐 현대건설에 30여년간 몸담았다. 1999년 현대건설 부사장으로 퇴임한 뒤 경인운하 사장, 경복대학 토목설계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3년 3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돌아왔을 때, 건설명가 현대건설은 워크아웃 처지에 놓여 있었다. 3년 뒤인 2006년 위기의 현대건설은 기사회생했다. 취임당시 92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이 사장의 퇴임 무렵 5만원대까지 올랐다.

이 사장의 리더십은 교육 분야에서도 빛났다. 그는 현대건설 퇴임 후 한 때 교수로 몸담았던 경복대학 총장으로 취임했다. 교직원들에게 ‘변화’를 화두로 던지며 업무 첫날부터 학교개혁에 나섰다.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해마다 방학을 이용해 240명의 재학생을 싱가포르로 어학연수를 보냈다.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건설업계 주요 인사를 대거 교수나 강사로 초빙했다. 총장 재임 당시 98%라는 경이로운 취업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산·학·관을 두루 거친 이 사장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공사인 LH의 초대사장으로 적임자였다. LH는 100조원이 넘는 부채 때문에 위기상황이었다. 이 사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변화와 도전, 그리고 개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주공과 토공 시절부터 수 십 년간 지속돼 온 해묵은 경영관행이나 낡은 틀을 과감하게 털어내고 새롭게 바꿨다. 이 사장은 “사명만 빼고 다 바꾸자”거나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안에서 찾자”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정상화 6단계 전략을 추진했다.

이 사장은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팔아야 산다’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채 지하철과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통합 이전 양공사가 경쟁적으로 벌여놓은 사업도 줄여나갔다. 겨울철 천막농성을 하는 주민들 바로 옆에 또 하나의 천막을 치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이 사장이 기울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은 최근 발표에서 알 수 있다. 출범 당시 부채공룡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던 LH의 부채증가속도가 줄었고 2년 연속 공기업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경영지표가 개선됐다. 현대건설에 이어 LH에서도 경영정상화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공직자다운 행동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현대건설 재임 시절 경영정상화의 보답 차원에서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200억원 규모의 현대엔지니어링 스톡옵션 5만주에 대한 권리를 깨끗이 포기했다.

이 사장은 이날 퇴임사를 통해 “그동안 입고 있던 LH사장이라는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자연인 이지송’으로 돌아간다”며 “너무 과분했고 때로는 버겁기도 했지만 50년 건설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옷이었다”고 회고했다.

퇴임 후 이지송 사장은 모교인 한양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건설인생 50년의 산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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