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8일자 27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낭만`이 있다. 질펀한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곳, 바로 `여수`다. 게다가 이맘 때 밤바다는 잔잔한 중독성이 있다. 봄의 끝자락에 대한민국이 여수 밤바다에 물들고 있다. 지난 12일 여수세계박람회의 막이 오르면서 그 열기는 더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4시간 달려온 만큼 엑스포만 보고 가기에는 어쩐지 아쉽다. 특히 관람비용도 3만~20만원 꼴. 투자비용이 아깝지 않으려면 동선에 맞춰 근처 여행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여수 오가는 길에 여행하기 좋은 코스 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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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강변 성곽, 여수~남해~진주
여수박람회장에서 남해로 들어서면 봄의 향기가 완연하다. 가천 다랭이 마을은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식 밭 곳곳이 화사한 꽃으로 단장했다. 남해 끝자락 미조항은 봄이 무르익으면서 멸치잡이로 분주해진다. 오는 19~20일엔 멸치축제도 열린다. 미조항에서 시작하는 물미해안도로는 독일 마을과 원예예술촌의 이국적인 정취가 더해져 더욱 아름답다. 창선교 아래 원시 멸치잡이인 죽방렴을 구경한 뒤 3번 국도로 내달리면 진주다. 남강 변 진주성에는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촉석루가 들어서 있다. 남강 대숲길은 덤.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가슴 아픈 사연을 떠올리며 걷는 성곽길은 나들이를 마무리하기 좋다.
문의 :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603, 진주시청 문화관광과 055-749-5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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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과 오월의 훈풍, 보성~고흥~여수
보성에서 시작해 고흥을 거쳐 여수로 이어지는 남도여행에서는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 나들이를 곁들이면 좋다. 특히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여수시와 마주한 고흥군은 2009년 소록대교에 이어 지난해 말 거금대교 개통으로 한결 가까워졌다. 나로우주센터와 우주과학관이 있는 외나로도,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가 있는 내나로도를 비롯한 여러 섬을 둘러볼 수 있다. 8가지 특산품, 9가지 별미, 10가지 비경이 있다는 고흥은 형세가 복주머니를 닮았다. 보성군 벌교읍과 이어진 복주머니의 목부분을 통과해 구석구석 숨겨져 있는 비경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의 :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13,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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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봄, 여수~순천
여수박람회를 마음껏 즐긴 뒤에 30~40분 정도 이동하면 넉넉하고 풍요로운 순천을 만난다. 순천의 봄끝은 더 풍요롭다. 너른 갯벌과 지난 가을 갈대군락이 사라진 자리엔 앙증맞은 새순들이 파랗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뿐이 아니다. 천년 고찰 `선암사` 뒷마당에는 봄꽃이 지고 이미 초록빛 물결이 가득하다. 전국적인 규모의 5일장인 `아랫장`이 서는 날이면 대로변까지 빈틈없이 좌판이 들어선다. 그 사일로 흐르는 인파가 일대 장관을 이룬다. 순천만 갯벌과 낙조를 감상하고 구수한 짱뚱어탕 한 그릇으로 저녁을 해결하면 딱. 다음날까지 여행이 허락된다면 순천드라마촬영장, 낙안읍성,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선암사까지 둘러보자. 순천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주요 관광지 사이를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문의 :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3328
[TIP] 숙박비가 부담스럽다면..
코레일 `침대관광열차` 타볼만
여행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바로 바가지 요금. 숙박비가 2배 이상 뛰는 것은 기본이다. 이럴 땐 여수뿐 아니라 순천, 구례 등 가까운 전라선 권역에 숙소를 잡고 기차나 버스,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코레일은 여수엑스포기간 중 숙박과 관람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침대관광열차`를 25일부터 운행한다. 침대관광열차는 무궁화호 일반객차 4량과 28개의 독립된 침대객실을 갖춘 전용열차 4량으로 꾸며졌다. 밤 11시20분 서울역을 출발해 새벽 3시48분에 도착하는 이 열차는 향일암 해돋이, 오동도, 여수엑스포를 관람한 후 오후 3시20분 여수엑스포를 출발해 오후 7시52분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요금은 여수엑스포 입장료와 연계 차량비를 포함해 12만9000원(서울역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