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수백마리의 소를 죽여야 했던 방역요원들은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매몰 현장의 침출수는 여전히 불안하다. 대규모 재앙을 몰고 온 구제역의 실체는 무엇이며 대책은 있는 걸까.
수의사학자인 저자는 지난 100여년간 구제역 유행과 대처법을 두고 나온 논쟁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다. 1839년부터 현재까지 영국, 아일랜드, 아르헨티나 등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실체를 파악하며 어떤 정책이 주효했는지도 짚고 있다.
구제역 파동 당시 한국이 겪었던 문제도 대부분 발견된다. 초기 미숙한 대응으로 인한 질병 확산, 백신과 도살 사이의 정치적 선택, 수입통제에 뒤따르는 국제관계 문제, 식육수출 지장을 우려해 늦어진 백신 등은 한국 사례를 판박이처럼 옮긴 듯하다.
저자에 따르면 바이러스 질환인 구제역은 현대 농업이 집약적 축산을 하고 사람과 동물, 물자가 빈번하게 이동하면서 발생·확산된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인간이 만든 질병`이다.
`구제역은 반드시 다시 유행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무조건적인 도살보다는 안전한 백신접종,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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