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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기록한 만큼 연말에는 최소 2조5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10년안에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부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방문이 화제가 됐는데.
▲7월초 미국 독립기념일 직후 연락이 왔다. 축사를 하셨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전기차도 시승하셨다. 방문 배경은 물어보지 못했지만 추측컨데 미국에 자동차업체에 공급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생산되는 첫 공장이 건설되는데 큰 의미를 둔 것 같다. 미국측에서 보기에 LG화학의 현지 연구법인인 콤팩트파워(CPI·Compact Power Incorporate)는 미국 회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날 축사에서 `메이드 인 USA(Made in America)`를 수 차례 강조했다.
-전통적인 2차전지 강자인 일본의 산요,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GM, 포드와 계약하게 된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LG화학이 개발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도요타 프리우스에 장착된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훨씬 가볍고 성능이 좋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로 노트북, 휴대폰 등에 쓰이는데 LG화학이 전기차용으로 폭발 위험 등을 제거하는 등 보다 안정성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하는데 수 년이 소요됐지만 덕분에 GM이 필요로 할 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오랜 연구의 결실인 셈이다.
일본업체들은 리튬이온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시대가 보다 늦게 올 것으로 오판했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소홀히 했다. 최근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LG화학 배터리를 공급받기를 원하고 있는 이유다. 향후 일본업체들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 LG화학은 시장을 선점할 시간을 벌었다.
-GM보다 더 큰 고객사를 포함해 유럽, 일본 등의 고객사 3~4곳이 더 있다고 했는데.
▲이미 계약을 마쳤다. 일본업체도 있다. 발표를 못할 뿐이다. 고객사인 자동차업체들이 광고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타이밍을 기다리면서 노출을 꺼리고 있다. 사실 포드도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해서 당초 계획보다 빨리 발표한 것이다. LG화학은 이미 상업화 공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용 산출 등이 가능해 고객사들이 몰리고 있다고 본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중장기 전망은.
▲LG화학의 영업이익은 2006년 5000억원에서 2007년 1조원, 2008년 1조4000억원, 지난해 2조10000억원으로 매년 5000억원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연말에는 최소 2조5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기차 배터리와 LCD 유리기판 등 신사업 분야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앞으로 기존사업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신사업의 실적 기여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2015년에 최소 매출 1억5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LG화학은 이제 시작이다. 새로운 사업으로 더 큰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 시기는. 언제쯤 정부의 보조금 없이 전기차 판매가 가능해질까.
▲전기차 대중화 시기와 관련해 이미 내부적인 전망을 세워뒀다. 실현 가능성은 좀더 따져봐야 겠지만 10년 안에는 대중화될 것으로 본다. 2015년~2020년 전기차 비율이 전체 자동차 시장의 몇 %를 차지할 것인가에 대해 10%, 20%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중화) 시기의 문제이다. 그 시기가 온다는 전망에는 이의가 없다. 결론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잠깐 생성됐다가 죽어버리는 그런 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관건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가 개발돼야 한다. 물론 배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 가격도 낮춰야 한다.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조립을 잘해야 하기 보다는 배터리의 소재를 바꿔야 한다. 여기서 화학업체가 강점을 살릴 수 있다. 실제로 종전에 배터리 사업은 전자업체가 해왔지만 지금은 다우케미칼, 바스프 등 세계적인 화학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다. LG도 2007년 배터리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자업체가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했지만 지금은 LG화학이 해서 잘됐다는 엄청난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LG화학은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연구소를 보여드리고 싶다. 연구소는 우리의 힘이다.
-최근 SK에너지(096770)가 전기차 배터리 후발업체로 추격중인데.
▲외부에서는 경쟁구도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재미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회사가 만든 배터리가 들어간 자동차가 언제부터 얼마나 생산될 계획인지 물어봤으면 좋겠다.
-리튬 자원 부족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자원은 충분하다고 본다. 보유국이 수출하지 않는다면 보유국 역시 장사를 못해 손해를 볼 것이다. 결국은 비지니스의 문제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리비아 등 새로운 자원 국가를 개척하는 등 자원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
-캐시카우인 석유화학의 하반기 시황 전망이 밝지 않은데.
▲최근 제품가격이 떨어져 걱정했지만 5~6일 전부터 제품별로 하락세가 멈추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석유화학 사업이 중요하지만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만 하는 기업이 아니다. 정보전자, 배터리도 한다. 앞으로도 석유화학 사업에 계속 투자하고, 이익을 내겠지만 보는 시각을 달리 했으면 좋겠다.
최근 화학기업을 `상품 위주의 기업(commodity)`, `특화상품 위주의 기업(specialty)`, `다각화된 기업(diversified)`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LG화학은 세 번째 분류에 해당되고, 세계적으로 이 부문에서 8~9등 하는 기업이다.
-중국 사업은 어떤가.
▲매달 중국에 간다. 중국에 공장이 10개 있고, 판매 제품의 40%가 중국으로 간다. LG화학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화학업체 가운데 하나다. 성공하기 위해 현지인을 고용하고, 공용어를 영어로 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않고 중국 사업을 계속 키워나갈 생각이다.
-최근 LG그룹 내에서 LG화학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는데.
▲LG그룹은 화학이 잘해야 한다. 화학을 기반으로 성장한 그룹이기 때문이다. LG전자에도 화학 출신이 굉장히 많다. 구본무 회장님도 화학 출신이시다.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LG화학 주식을 사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내가 산다면 우리 회사가 앞으로 많은 성과를 낼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주가는 잘 모르겠으나 LG화학은 계속 성과를 낼 것이다.
-스스로 어떤 유형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생각하나.
▲사원을 사랑하고, 회사가 잘 되는 데에만 시간을 쏟는 모범적인 CEO다.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